한국일보

오클랜드 심포니 ‘한국음악의 밤’

2019-11-19 (화) 김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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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창용‘그리그 피아노 협주곡’ 혼신 연주

▶ 여수연 해금협연·김택수 독창성 돋보여

오클랜드 심포니 ‘한국음악의 밤’

15일 열린 오클랜드 심포니‘한국음악의 밤’에서 오케스트라단과 지휘자가 김택수 작곡가의‘불어라, 날려라, 터뜨려라’ 미 초연을 마치고 소품을 이용해 무대의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사진 오클랜드 심포니>

오클랜드 심포니의 ‘한국음악의 밤’(Notes from Korea)이 15일 환호와 박수갈채 속에 막을 내렸다.

빠른 손놀림과 환상적인 음색으로 피아노의 진수를 보여준 신창용 피아니스트와 여수연 해금연주자의 오케스트라 협주, 참신한 발상으로 오케스트라의 새로운 획을 그은 김택수 작곡가의 음악은 한국의 트렌드와 예스러운 멋을 동시에 알리는 한국 문화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클랜드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가브리엘 포네-Pavane in F-sharp Minor, Op.50’ 연주로 막을 연 이날 공연에서 신창용 피아니스트는 에드바르드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 3악장을 협주했다. 강렬한 도입부분으로 잘 알려진 1악장(알레그로 모데라토)에서 신창용 피아니스트는 화려한 손놀림으로 관중들의 눈과 귀를 압도시켰으며, 2악장(아다지오)과 3악장(알레그로 모데라토 몰토 에 마르카토)에서 폭넒은 음역대로 오케스트라와 환상적인 연주를 자아내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연주가 끝나자 기립박수가 끊이지 않았으며, 이에 무대로 다시 나와 앙코르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인터미션 후 이어진 2부 무대에서는 여수연 해금 연주자의 오케스트라 협주와 김택수 작곡가 음악 연주가 이어졌다.


고운 한복을 차려입고 나온 여수연 해금 연주자는 ‘The Woven Silk’라는 곡을 통해 오직 명주실 두 줄로만 구성된 해금이 얼마나 다양한 음역대를 소화해 낼 수 있는지 그 진면목을 보여줬다. 특히 카덴차(고전음악 작품에서 연주가의 기교를 보여주기 위한 솔로연주) 부분에서 여수연씨는 해금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구슬프고 섬세한 소리로 클라이맥스에 도달해 많은 관객들이 손에 땀을 쥐고 무대에 몰두하게 했다.

이 곡을 만든 베이지역 안진 작곡가는 “많은 전통 현악기들이 고유의 음색을 잃고 바이올린처럼 바뀌고 있지만 해금은 자신의 소리를 고수하고 있다”며 “한국 전통 시김새와 농현을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새로운 사운드를 만들어보고자 했다”며 작곡 의도를 밝혔다.

김택수 작곡가의 더부산조(Dub Sanjo)와 이날 미국 초연된 ‘불어라, 날려라, 터뜨려라’(Blow, Fly, Pop!) 역시 참신한 발상과 기법으로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국악의 산조(장구 반주의 국악 독주곡)와 현대의 덥스텝(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의 한 장르)이 섞인 ‘더부산조’는 한국의 가락과 서양의 음색이 오묘하게 섞여 새롭고 신비로운 소리를 만들었다. 이어 ‘불어라, 날려라, 터뜨려라’에서는 연주 도중 제목 그대로의 효과음을 재현하기 위한 풍선 등 소품이 사용되는 등 김택수 작곡가만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독창적인 무대가 선사됐다.

케이티 맥클라인(오클랜드)은 “모든 연주가 대단히 매력적이었다”며 “평소 잘 알지 못했던 한국의 정서를 배우는 등 참신한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공연에는 박준용 SF총영사 내외와 EB한인회장단, 박성희 SF코윈회장 등이 참석했다.

오클랜드 심포니 ‘한국음악의 밤’ 공연은 코리아나플라자와 EB한인회 등이 적극 후원했다.

<김지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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