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카운티 한인상공회의소는 지난 1978년 ‘타운 번영회’로 출발해 40여년 동안 한인들과 동고동락 해온 대표적인 단체로 커뮤니티 상가 형성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한인상공회의소는 또 그동안 남문기 뉴스타 부동산 회장, 박기홍 천하보험 사장 등을 비롯해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성공한 사업가들을 배출해온 ‘명문’ 단체이다. 타운 업주들의 상당수는 한 번쯤 이사로 가입한 적이 있을 정도로 명망이 높다. 한때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전화가 끊길 정도의 위기 상황도 있었지만 커뮤니티와 줄곧 함께 해왔다.
현재 가든그로브 한인타운 대로에 설치되어 있는 표지석도 상공회의소가 주축이 되어서 세웠을 뿐만 아니라 한인 축제도 만들었다. 최근 타운 이름을 ‘코리아타운’으로 변경시킨 것도 ‘상우회’(전직 상공회의소 회장 모임)를 주축으로 상공회의소가 해냈다. 한인 상권의 발전은 상공회의소가 이루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인 사회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에서 상공회의소 회장의 자리는 테이블의 상석에 배치되는 등 한인회장 못지 않은 예우를 받고 있다. 상공회의소 회장과 임원들이 참석하지 않는 행사는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같이 상공회의소가 커뮤니티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 때문에 그만큼 한인들이 상의에 거는 기대치는 다른 단체에 비해서 훨씬 높다. 누가 상공회의소 회장이 될 것인지도 매년 한인들의 관심 거리이다.
최근에는 한인상공회의소가 한인 타운에 40여 년 동안 유지해 왔던 사무실을 없앤 것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일부 한인들은 “아니 어떻게 상공회의소가 사무실을 없앨 수 있냐”, “상공회의소 망한 것 아니야”라는 반응을 보였다.
바꾸어 말하면 상공회의소와 같은 중요한 단체가 사무실도 없이 어떻게 운영되느냐는 것이다. 이번 사무실 폐쇄로 상공회의소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질까 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인들은 또 한국이나 다른 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의 경우 상공회의소 사무실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의아해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무실도 없는 단체와 무슨 일을 도모하겠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상공회의소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다. 정기 이사회는 이사 개인 사무실에서 순번으로 하면 되고 1년에 한 번 열리는 비즈니스 엑스포와 기금모금 골프대회 준비도 1-2개월 가량 적당한 장소에 모이면 되기 때문에 굳이 따로 사무실이 필요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동안 상공회의소는 이사회, 세미나를 타운 사무실이 아니라 부에나팍, 풀러튼, 어바인 등을 비롯해 여러 이사의 사무실을 종종 이용해왔다. 앞으로 외부 인사들이 미팅을 원할 경우 이사 사무실이나 다른 곳에서 가지면 된다.
또 현재 젊은 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사들은 대부분의 업무를 전화, 온라인을 통해 해결하고 있어 사무실 유무가 중요하지 않다고 볼 수도 있다. 언제든지 빠르게 소통이 가능한 시대에 살기 때문이다. 물론 사무실 렌트와 직원 인건비를 절약할 수 있어 재정적으로 이득이 된다.
특히 요즈음 비즈니스에 애로 사항이 있는 한인 업주들이 상공회의소 사무실을 직접 찾아가 상담하고 해결점을 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사무실은 단지 상의 이사들을 위해서 필요해 없어도 큰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일반 한인들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꾸준히 사무실을 찾아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보면 한인상공회의소는 예산이 들어가는 사무실이 따로 필요 없다.
그러나 상공회의소는 한인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을 뿐만 아니라 대표성을 지닌 단체라는 ‘상징성’을 간과하면 안 된다. 상의는 한인회와 함께 오렌지카운티 커뮤니티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한인상공회의소 새 회장단이 출범한다. 사무실 폐쇄에 따른 득과 실을 면밀히 따져보고 커뮤니티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이를 재고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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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기 OC지국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