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동수저의 행복
2019-11-05 (화) 12:00:00
김화자 / 실비치
개천에서 용이 난다? 전에는 가능한 이야기였지만 점점 더 불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금수저 아이들은 가정교사를 집에 모셔 놓고 배우고, 예능도 운동도 최고의 선생님들을 모시고 배우며, 최신 장비로 아이들을 용으로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40여년 전 일이다. 한국에서 딸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었다. 하루는 선생님이랑 다른 학부형들이 “너희 엄마는 왜 학교에 안 오시니?” 하더란다. 무엇을 좀 가져오라는 뜻이었나. 미국을 가려고 하던 참이었던 나는 그 이야기를 들은후 동대문 헌 책방에 가서 책을 사다가 6개월 동안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집에서 영어를 가르쳤다. 물론 영어 발음은 엉망이었지만-.
미국에서도 학생이 장학금을 받으러 갔더니 시험관이 묻는다. “이 아이 아버지는 무엇을 하는 분이냐”고. 학생 아버지에게 장학금을 주려는지, 학생에게 주려는 것인지-.
미국이나 한국이나 입시 비리는 더 많이 생기는 것 같고, 부모의 부와 권력에 의해 아이가 용이 될 수가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별 볼 일 없는 가정의 아이들이 용이 되려면 노력의 한도를 점점 더 높여야 하는 것인지.
하지만 보통 가정의 아이들은 입시 문제로 법정에 서는 일도, 입학이 취소되는 일도, 변호사를 사야 할 일도 없으니 그나마 동수저의 행복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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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자 / 실비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