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순익·자산·예금 총체적 부진…CBB은행에 무슨 일이?

2019-11-04 (월) 12:00:00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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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분기 순익 21.8% 급감 등 ‘초라한 실적’, 오픈뱅크와 자산 격차 줄어 추월당할 위기

순익·자산·예금 총체적 부진…CBB은행에 무슨 일이?
“CBB 은행에 무슨 일이 있나?”

최근 올 3·4분기 한인 은행 영업실적 현황(본보 11월1일자 경제 1면)을 본 관계자들이 던진 질문이다.

한인은행 3분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그동안 자산규모면에서 뱅크오브호프, 한미, 퍼시픽 시티 은행(PCB)에 이어 4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던 CBB 은행이 PCB와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4위 자리도 오픈뱅크에 위협을 받게 되자 무슨 일인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더구나 남가주 10개 한인은행들이 소폭이지만 예금과 대출, 순익면에서 모두 증가한 반면 CBB 은행만 유독 영업이 감소하고 순익마저 줄어들어 이같은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CBB 은행의 지주사인 CBB 뱅콥이 발표한 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은행 순익은 342만달러(주당 33센트)로 전년 동기의 437만달러(주당 42센트)에 비해 21.8%나 급감했다. 이에 따라 1~3분기를 합친 올해 누적 순익도 1,049만달러(주당 1.01달러)로 2018년 1~3분기의 1,300만달러(주당 1.25달러)에 비해 19.3% 큰 폭으로 감소했다.

CBB 은행 관계자와 한인 은행권에 따르면 CBB 은행의 최근 실적 부진은 실제로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의 지속적인 하락 ▲부실대출 증대와 이에 따른 대손충당금 비용 증가 ▲강화된 감독국 감사에 따른 준법비용 및 전체 비용 증가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CBB 은행의 NIM은 올 3분기에 3.78%를 기록, 전 분기의 4.05%, 전년 동기의 4.29%에 비해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4%대가 무너졌다.

CBB 은행의 부실 자산 규모는 2018년 3분기의 44만달러에서 올해 3분기에는 510만달러로 11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결국 대손충당금 비용 증대와 순익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인 은행권에서는 이같은 CBB 은행의 실적 부진은 영업환경 보다는 내부적인 문제도 있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특히 ▲이사진의 경영진에 대한 지나친 간섭 ▲이에 따른 예금과 대출을 관할하는 일선 영업 직원들의 사기 저하와 눈치 보기 등이 영업외적으로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CBB 은행 내부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주식의 12.38%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박순한 이사장의 영향력이 너무 커 경영진의 소신경영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자산규모가 감소하고 순익이 감소하는 것은 결국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 한인은행과의 예금과 대출 유치 싸움에서 CBB 은행이 밀리고 있는 것”이라며 “은행도 결국 기업이고 기업이 성장하려면 직원들의 사기가 중요한데 CBB 영업 직원들의 실적이 부진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앤 김 행장은 “대출, 예금 측면에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자산 건전성을 유지하고 이자비용을 억제하면서 보수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사회와 경영진은 서로 협조하고 견제하는 위치이며 일각에서 지적하는 이사회의 간섭이나 갈등은 잘 못 알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CBB 은행의 주식가격은 지난 1일 주당 10.65달러로 지난 2년전에 기록했던 17.50달러에서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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