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개 한인은행 올해 누적 순익 10%나 감소

2019-11-01 (금) 12:00:00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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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3분기 실적

▶ 3분기 연속 순익 감소세...자산·예금고·대출 등 외형 성장 둔화세 뚜렷
이자비용·인건비 압박 커

한인 은행권이 올 3분기에 자산, 예금, 대출 등 주요 외형 부문에서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순익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은행들이 법인세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대출 수요가 감소하고 이자와 비이자 수익이 압박을 받는 반면 인건비와 이자비용, 부실대출에 따른 대손충당금 등 각종 경비와 순익 감소 요인이 늘면서 우려했던 실적 둔화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도표 참조>

미 서부지역에서 영업하는 10개 한인은행이 지난달 31일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보고한 9월말 기준 올 3분기 및 올 1~3분기 누적 실적자료에 따르면 한인은행들의 3분기 총 순익 규모는 8,462만달러로 전년 동기인 2018년 3분기의 9,047만달러에 비해 6.5%(585만달러) 감소했다. 올 3분기에 10개 은행 중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 우리 아메리카와 CBB 은행 등 4개 은행의 순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또한 1~3분기를 합친 10개 한인은행의 올해 누적 순익 규모도 2억4,420만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의 2억7,256만달러에 비해 무려 10.4%(2,836만달러)나 급락하며 감소 폭이 3분기 순익 감소세 보다도 높았다. 10개 은행 중 뱅크오브호프와 한미은행, 우리 아메리카, 신한 아메리카와 CBB 은행 등 5개 은행의 올해 누적 순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특히 한인은행권은 올해 들어 3분기 연속 분기별, 누적 순위에서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한인은행들은 자산, 예금, 대출 등 주요 경영 지표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달성했지만 지난 수년간의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제는 한 자릿수로 줄어드는 등 외형 성장세도 둔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 3분기 현재 한인 은행권의 총자산 규모는 295억5,663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88억3,226만달러에 비해 2.5%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산과 예금, 대출 등 3개 주요 부문 중 자산이 가장 낮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우리 아메리카가 20억달러를 넘었다. US 메트로 은행은 5억달러, 유니뱅크가 3억달러 선을 각각 넘었다. 특히 오픈뱅크는 자산 규모가 11.3% 증가하며 동 기간 3.7% 감소한 CBB 은행과의 자산 규모 차이가 798만달러로 좁혀졌다.

전년 대비 자산 증가율에서는 US 메트로 은행이 36.8%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유니뱅크(13.9%), 오하나 퍼시픽 은행(13.8%) 오픈뱅크(11.3%)가 각각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한인 은행권은 2014년 말 기준으로 자산 합계 200억달러를 돌파한 뒤 300억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한인은행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예금고의 경우 10개 한인은행의 총 예금고는 243억4,458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36억4,537만달러에 비해 3.0% 증가했다. 예금 부문에서도 US 메트로 은행이 전년 동기 대비 40.1%의 가장 높은 성장세를 이뤘으며 이어 유니뱅크(16.4%), 오하나 퍼시픽 은행(14.3%), 오픈뱅크(11.4%), 신한 아메리카(9.4%) 순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10개 은행들의 총 대출 규모는 238억5,567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229억6,601만달러에 비해 3.9% 증가했다. 경기 침체로 SBA 대출을 비롯, 대출 수요가 감소하고 일부 한인은행들이 무분별한 대출 경쟁을 지양하면서 증가세가 둔화됐다는 분석이다.

한편 한인은행들의 올 3분기 및 올해 누적 순익이 전년 대비 각각 하락하면서 향후 실적 반등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그러나 예금고 경쟁에 따른 이자 비용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 기준금리를 내리면서 이자 수익을 포함한 전체 매출이 줄어드는 것은 악재다. 여기에 인건비와 예금이자 등 각종 비용은 늘어나고 부실 수요 감소 및 부실 대출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인은행들이 녹록치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 강력한 경비 절감 노력을 벌이고 있어 올 4분기에 향상된 실적을 낼 수 있을지 여부가 부진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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