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이율 150% ‘온라인 할부대출’ 서민 울린다

2019-11-01 (금) 12:00:00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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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이데이론 이자 상한제 이후 고속 성장

▶ 살림 쪼들리는 중산층, 고리대금에 허덕

연이율 150% ‘온라인 할부대출’ 서민 울린다

페이데이론에 대한 당국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제는 온라인 고금리 활부대출이 재정적으로 취약한 서민층을 노리고 있다. [AP]

단기 대출금에 대한 고금리를 부과하는 대출업체들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을 활용한 고금리 할부대출이 목돈이 필요한 중산층을 파고 들고 있어 사회문제화되고 있다고 LA타임스(LAT)가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그동안 고금리의 대명사였던 ‘페이데이론’(Payday loan)에 대한 대출 이자 상한제가 강력하게 실행되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한 것이 온라인 할부 대출이다.

봉급날 상환을 전체로 소액을 빌리는 페이데이론이 저소득층을 파고 든 것처럼 온라인 할부 대출은 미국의 중산층을 공략하고 있다.


신용평가업체인 ‘트랜스유니언’에 따르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을 시작으로 이제는 호황 산업으로 성장한 온라인 할부 대출업의 대출금 총액은 500억달러로 지난 5년 동안 성장치고는 고속 성장이라는 평가다. 온라인 할부 대출업체 ‘엘리베이트 크레딧’의 경우 지난 5년 간 매출이 1,000%나 성장했을 정도다.

온라인 할부 대출의 장점은 페이데이론과는 달리 대출금 규모가 크면서 장기에 걸쳐 상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장기 상환이다 보니 이자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LAT에 따르면 온라인 할부 대출금은 작게는 100달러에서 많게는 1만달러가 넘는다.
상환기간도 최소 4개월서 60개월까지 다양하게 선택이 가능하다.

문제는 30%에서 150%가 넘는 수준의 높은 연 이자율이다. 대출금이 크다 보니 이자 대금을 갚는 것도 만만치 않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미국 중산층이 고금리 온라인 할부 대출에 손을 대는 이유는 뭘까?

점차 각박해지고 여유가 없는 중산층의 경제 환경이 주 요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최근 발표된 연방센서국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을 포함해 지난 10년 간 고교 학력의 가구의 평균 연소득은 15%가 늘어난 4만6,000달러 수준. 소득이 늘었지만 그만큼 비용도 늘었다. 주택 가격은 26%, 의료비는 33%, 대학 학비는 45%나 늘었다. 수입에 비해 지출 비용이 더 늘다 보니 자연스레 고금리 온라인 대출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린 탓이다.

캘리포이나주 법령에 따르면 2,000달러에서 1만달러에 대해 최고 36%의 연 이자율을 넘길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할부 대출업계가 세자리수가 넘는 고금리 적용함에 따라 약탈적 대출의 또 다른 변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영리기관 ‘전국 소비자 법 센터’ 마고트 선더스 수석고문은 “할부 대출은 대출업체에게는 주 수입원인 ‘캐시카우’가 될지 모르지만 대출 서민에게는 헤어나기 힘든 파괴적 부채”라고 비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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