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상] 동창생과 건강

2019-10-16 (수) 12:39:31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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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동창 모임이 활성화 돼 있어서 요즈음도 종종 소식이 온다. 은퇴 후 대부분의 친구는 엇비슷한 생활로 하루하루를 지내고 있다. 저 세상으로 떠난 친구도 늘어간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100여 명이던 모임이 이제는 60~70명 정도로 줄었다. 같은 추억을 공유하고 있어서 그냥 만나는 것 자체가 좋고 그립기도 하다.

가끔 전화라도 받게 되면 건강이 제일 중요한 주제가 된다. “자네 건강은 어떤가?” “응 그저 내 나이만큼 불편하게 지내고 있다네!”

나 자신도 모르는 나의 건강을 어떻게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전화를 끊고 곰곰 건강에 대해 생각해 보곤 하지만 친구와 대화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된다’고 하지 않는가. 하지만 나의 아픔과 타인의 아픔을 정말 나눌 수 있을까? 아픔이 비슷한 처지가 아니라면 불가능할 것만 같다. 그저 진솔하게 들어주고 아픈 이의 마음을 편하게 해 줄 수 있는 대화로 그쳐야만 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주위를 돌아보면 부쩍 아픈 분들이 많다. 생로병사는 누구나 겪는 일. 친구의 아픔을 전해 들으면 가슴이 시려온다. 언젠가 나에게도 찾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고 같은 세대의 아픔이라 더한 듯 싶기도 하다.

감기란 스쳐 지나가는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여겼던 적도 있지만, 가을이 오면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야 마음이 편하다. 나이 들면서 예방접종의 가지 수가 늘어 나고, 병원 방문도 잦아진다. 더 쌀쌀해지기 전에 독감 주사를 맞으러 병원 문을 들어선다. 일 년 유효기간을 팔뚝에 주입하고 낙엽이 뒹구는 거리로 나오니 씁쓸한 웃음이 나온다.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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