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이프웨이 리서치 설문결과...“복지정책 중요” 51%로 최고, 경제·국가안보·이민·종교 순
낙태는 29%에 그쳐 예상밖
▶ 공화 지지 48%…민주 31%, 백인 ‘낙태, 안보, 이민’ 중시...흑인은 ‘빈곤, 복지, 인종갈등’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의 주도로 지난 2일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열린 기독교 집회 ‘디시젼 아메리카’(Decision America)에서 한 참석자가 손을 들며 찬양하고 있다. [AP]
복음주의 신앙을 가진 미국 기독교인들은 종교 자유, 낙태 등 종교와 관련된 정치적 이슈보다 복지 정책, 경제와 관련된 정치적 이슈에 더 관심이 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남 침례회 윤리와 종교자유위원회’(ERLC)가 후원하고 ‘라이프웨이 리서치’가 실시한 이번 설문 조사는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정치, 사회, 미디어 사용과 관련된 이슈와 정치적으로 다른 견해를 지닌 집단 등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지난해 11월 실시된 설문 조사는 복음주의 성향 기독교인 1,317명을 대상으로 스스로 복음주의 기독교인이라 밝힌 응답자와 복음주의 믿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 응답자 등 두 그룹으로 구분해 실시됐다.
공공 정책과 관련,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 가지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두 응답자 그룹 모두 복지 정책, 경제, 국가 안보라고 답했다. 복지 정책이라고 답한 비율은 두 그룹 응답자 중 모두 약 51%로 가장 높았고 경제라고 답한 비율은 복음주의 기독교인과 복음주의 믿음 보유자가 각각 약 49%와 약 46%로 두 번째로 높았다. 국가 안보가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 역시 두 그룹 모두 약 43%로 동일했다. 이 밖에도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이민 정책(각각 약 41%, 약 39%), 종교 자유(모두 약 33%), 낙태(각각 약 29%, 약 28%) 등의 이슈를 주요 관심사로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 결과는 보수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성 성향과 낙태 등과 같은 주제로 미디어를 통해 자주 토론한 것과 상반된 결과여서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조지타운 대학의 폴 밀러 교수는 ERLC가 주관한 조사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복음주의와 관련된 이슈에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깬 다소 의외의 조사 결과”라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 조사는 또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자신의 주요 관심사를 선거에 참고할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여러 이슈를 바탕으로 후보자를 지지하겠다고 답했고 응답자 10명 중 1명은 적어도 한 가지 이슈를 참고해 후보자를 선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예수의 사도들에게 중요한 가르침이었던 ‘가난한 자를 도와야 한다’라는 가르침에 대해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관심은 덜한 것으로도 나타났다. 약 20~22%에 해당하는 응답자만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일이 정치적으로 중요한 이슈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인종과 관련된 이슈에 대해서도 약 18~21%에 해당하는 응답자만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인종별 답변의 경우 주요 관심사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인 중 낙태, 종교적 자유, 국가 안보, 이민 등이 제일 중요한 관심사라고 답한 비율은 흑인보다 높았다. 반면 흑인 기독교인들은 빈곤 정책, 복지 정책, 인종 갈등과 같은 이슈에 비교적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지지 정당과 관련된 질문에서는 복음주의 믿음 보유자 중 약 48%가, 복음주의 기독교인 중 약 50%가 공화당 지지자라고 밝혀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공화당 지지자’라는 고정 관념과 다소 차이를 나타냈다. 반면 복음주의 믿음 보유자 중에서 약 31%가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혔고 약 18%는 지지 정당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투표했다는 답변은 복음주의 믿음 보유자 중 약 62%, 복음주의 기독교인 중에서는 약 64%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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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