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에서 껴안는 일’
2019-10-08 (화) 12:00:00
Robert Hershon

박미경 ‘봄의 숨결’
식당을 나서려다
스페인에 있을 때부터 알던 옛친구를 만났지.
우리는 서로를 껴안았지.
점심을 같이 먹은,
엘리자베스 시대 시인들의 성을 가진 옆에 있던 동료들은
후에 남자를 껴안는 남자에 관해 농을 했지
들어봐, 나는 남자를 껴안고
여자를 껴안고, 아이와 고양이, 개, 술 취한 사람, 삼촌을 껴안지
나는 사람들의 머리카락의 느낌을 알고
그들의 어깨가 얼마만한 무게를 견딜 수 있는 지 알아
나는 두드리고 건드리고 키쓰하는 사람이야
한 번은 내 친구의 팔을 장난스럽게 쳤는데
그는 뜻하지 않았다는 듯 돌아보더군, 나는 그의 안경을 부숴버렸지
그러면 그렇게 되는 거야
우리는 사 년을 함께 일했어
문을 드나들며 아마 서로 먼지를 흩었겠지
그 약한 어깨-날개
나는 떠났고, 이제 너는 모를거야
나의 손이 차거운 지, 뜨거운 지
그러니 내 말하지, 뜨거워지라고 더, 더욱,
Robert Hershon ‘공공장소에서 껴안는 일’ 전문-임혜신 옮김
권력있는 남자가 힘없는 여자에게 허그하면 안 된다. 미투가 발생한다. 남자가 남자를 공공장소에서 껴안으면 안 된다. 누군가 의심스럽다고 뒷소리 할지 모른다. 반갑다고 장난삼아 툭 툭 치는 것도 안 된다. 무슨 무슨 미수로 고소당할지 모른다. 단순한 반가움이었다 하여도 자칫 잘못될 가능성들 때문에 우리는 손을 조심하고 팔을 조심하고 눈을 조심해야 하고 말을 조심해야한다. 참으로 불편한 현실이다. 사람과 사람이 예의와 범절을 넘어 서로서로 이처럼 조심해야 한다니,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는 손과 가슴을 내미는 사람이 제일 잘 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옳은지 선 너무 긋지 말자. 왜 남자를 껴안는 남자를 이상한 눈으로 보는가? 필시 보는 이의 마음이 잘못된 것 아닌가. 임혜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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