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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어린 시절

2019-09-30 (월) 세라 박 A1 칼리지프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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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한 어린 시절
대입 카운슬링을 위해 UCLA과정을 이수 할 때다. 첫 코스인 The College Admissions Process 과정 첫 시험에서 틀린 문제가 기억이 난다. True of False를 선택하는 문제였는데 “대학은 소셜 레벨대로 간다” 였다. 그때 필자는 당연히 Fales를 선택했는데 틀린 답이라는 것이었다. ‘대학은 노력 한 데로 가는 것이 아닌가?’ 믿기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한번 교과서를 찾아봤는데 진짜로 그렇게 적혀 있었다.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곰곰이 생각을 해볼수록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우리 가족은 아이를 유치원에서 1학년까지 비교적 안정된 생활을 하는 미국인 학생들이 95%가 넘는 사립학교에 보냈다가 아이가 2학년이 될 때 인근 공립학교로 전학을 시켰다. 전학을 시키고 처음 학교생활을 하기 시작 했을 때 받았던 문화 충격이 떠오른다. 사립학교 부모들은 그들의 모든 관심과 생활방식 그리고 경제 소비 방식이 자녀 교육에 맞춰있었다. 학업 진도가 많이 느리다고 생각해서 전학을 결심을 했지만 사실 그런 분위기가 다소 부담되기도 했기에 아이를 집에서 가까운 공립학교로 전학 시킬 것을 결정 한 부분도 있었다.

사립학교를 보낼 때는 생일파티며 발렌타인데이,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때가 되면 마음의 부담이 컸었다. 아이들의 생일이면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모여 놀이를 하곤 하였고, 이때 부모들도 당연히 함께 자리해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을 돌보았다. 그런 문화가 익숙지 않은데다가 내성적인 성격을 가진 필자는 몹시 불편했고 그래서 때때로 아이만 보내고는 했었다.


미국의 사회학자인 ‘아넷 라루’는 그의 저서 “Unequal Childhoods- Class, Race, and Family life”를 통해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 불평등의 대물림에 대해 이야기 했다. 중산층 보모의 양육과 저소득 부모의 양육 방식을 비교 연구했는데, 중산층 부모는 자녀의 자유시간을 최대한 다양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자유 시간에 적극 개입하고 양쪽 부모 모두가 합심해서 자녀 교육을 위해 투자하는 방식임에 반면, 하류층 부모의 양육은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내버려두면 알아서 큰다는 믿음을 가지고 자녀의 자유 시간에 대해 전혀 개입하지 않은 방임양육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많은 교육의 기회와 다양한 경험을 한 중산층 아이들이 성공을 향한 사다리를 올라가는데 더 유리하다는 통계를 제시하며 어린 시절의 불평등함을 이야기 했다. 중산층 아이들의 사회적 성취는 자신들의 노력 여부도 영향을 미치지만 사실 보모의 노력덕분에 자신들이 그렇게 성취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자녀들의 자유시간 통제는 단순히 더 많은 시간 공부를 시켜야 한다는 것이 아니다. 스포츠, 학업 캠프등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경험과 사람들을 만나게 해 주는 것이 어른들과 상호작용을 하는 시간과 기회 그리고 배울 환경을 제공 해 주는 것이다. 이런 대화를 통해 아이들은 지식을 쌓고 자신의 논리력을 계발하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협상력을 키우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자신이 특별한 존재라는 자아의식을 갖게 되며 자신이 의견이 존중받아야 된다고 인식하게 된다. 이렇게 교육받고 성장한 아이들은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관철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행동으로 보여주기에 성공의 사다리를 계속 오를 수 있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는 천재적인 성공가들은 단순히 그들의 재능만으로 그 자리에 오른 것이 아니라 10년 동안 쉬지 않고 한 분야에 노력을 기울이면, 그 분야에 있어서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는 것이 ‘1만 시간의 법칙’이다. 빌 게이츠와 스티븐 잡스, 심지어 비틀스까지도 그만큼 연습했기에 지금의 최고라는 찬사를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즉 지능이 높다고 해서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그 1만 시간 동안 노력 이외에도 부모가 자녀의 자유시간에 대한 적극적 개입과 폭넓은 경험의 기회를 제공 해 줄 것, 그리고 어른들과의 대화에서도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사를 전달함으로써 자신의 존재감과 존중감을 높여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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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 박 A1 칼리지프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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