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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 없는 자 돌 던져라’

2019-09-1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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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 간음을 하다가 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예수에게 말했다… 모세의 율법에, 이런 여자는 돌로 쳐 죽이라고 명령했습니다. 선생님은 뭐라고 하시겠습니까 …”

“…예수께서 몸을 일으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에 죄가 없는 자가 먼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나이가 많은 이로 시작하여 하나하나 떠나가고, 마침내 예수만 남았다…” 요한복음 8장에 나오는 이야기다.

‘죄 없는 자 돌을 던져라’- 이 말처럼 악용되는 성경구절이 또 있을까.


권력층이다. 사회의 지도자급 인사다. 그런 사람의 죄악상이 드러났다. 처음에는 당황해 변명을 늘어놓는다. 그러다가 상황이 조금만 반전기미를 보이면 주변사람들이 나서 악을 쓰며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역습을 가한다. ‘그런 너는 구린 데가 없어?’ 하는 식으로.

대한민국을 갈가리 찢어 놓은 조국사태도 그렇다. 안팎이 달라도 그렇게 다를 수 없다.
그런데다가 딸의 입시 문제에서 가족의 사학재단 비리에 악취가 진동하는 사모펀드 등 온통 의혹투성이다. 그 조국이란 인물의 신상서는 이미 까발려졌으니 그 이야기는 그만두자.

더 심각한 문제는 그 조국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고 또 하나같이 ‘그래, 그래서 어떻단 말이야. 그런 너는 돌을 던질 수 있어’ 하는 식으로 악을 쓰며 결사옹위에 나섰다는 사실이 아닐까.

거기에는 이런 논리가 숨어 있다. ‘맞아. 조국이 잘못을 저지른 것은. 그렇지만 적폐청산 대상인 보수 기득권층이 저지른 악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잖아’라는. 그러니까 거악(巨惡)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소악(小惡)은 덮어두자는 괴이한 진영논리 말이다.

한마디로 억지를 부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 언어가 몹시 뒤틀렸다. 뭐랄까. 전체주의가 극대화된 사회를 그린 조지 오웰의 디스토피아 소설 ‘1984년’의 반어법 수사를 닮았다고 할까.

‘전쟁은 평화’, ‘자유는 예속’, ‘무지는 힘’, 그리고 모든 정보를 통제하고 조작하는 부처를 진리부(Ministry of Truth)라고 했던가.

만난(?)을 무릅쓰고 결국 조국을 법무장관으로 임명했다. 그 문재인 대통령의 언어도 그렇다. ‘의혹만으로 임명하지 않는다면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며 범죄피의자가 될지 모를 조국을 검찰이라는 권력기관 개혁의 적임자라고 말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법무부는 순간 ‘法無部’가 된 것 같다. ‘1984년’ 소설에서 전쟁을 관장하는 부서가 ‘평화부’로 불린 것 같이.

그건 그렇다고 치고, 예수가 한국 땅에 재림했다고 가정하자. “…간음한 여인이 광화문 광장에 세워진다. 너희들 중 죄 없는 자 돌을 던져라. 이 말이 채 떨어지기 전에 돌이 빗발친다, 죄 많은 자로부터 시작해서 …” 뭐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파렴치범일수록 죄 없는 사람임을 만천하에 과시해야 한다. 그러니 먼저 나서 돌을 던지는 거다. 이로 그칠 것 같지 않다. 예수를 향하여도 돌이 던져지는 건 아닐까. ‘네가 뭔데 나서서…’ 하는 악쓰는 소리와 함께.

‘아! 아! 대한민국…!’ 소리가 절로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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