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책상에 앉아 무심코 쳐다본 발
발톱이 자랐다.
양말이라는 한 겹을 입고
신발 이라는 외투를 둘러쓴
그래서 나의 관심 밖에 있던 너
때론 습하고, 냄새 나고
더럽다고, 여겨지는 그 곳에서 불평
한 번 하지 않았다.
열 놈이, 빛 이라고는 한 줄기도 찾아 볼 수 없는 곳에서
깜깜하게 둘러싸여, 조용히 너의 일에 집중하는 성실함을
알아채지 못한, 이 무관심에 용서를 해 주렴
그 어두움속에서도 그렇게 자랐구나
빛이 있어야 한다.
좋은 공기가 있어야 한다 라는 논리를 반박하듯,
넌 그 음침한 곳에서, 네 일을 묵묵히 해내며
그곳에서 그렇게 자랐구나.
너의 두꺼워진 모습에, 내 몸이 지니고 있는
나이라는 것을 너도 같이 먹었구나.
●입상소감 김현태조마조마 기대하지 말아야 하면서도, 날이 다가오니 손이 근질근질 했다. 혹 결과를 놓칠까봐, 전화기에 한국일보 앱도 깔아 놓았다. 선택이 되든 안되든 결과를 보고 싶었다. 발표 나는 날, 난 휴가 중이었고, 캘리포니아 헌팅턴 비치로 가는 길이었다. 가든 그로브를 지날 즈음, 손이 안절부절 전화기를 만졌다, 운전대를 만졌다 하며 기회만 보고 있었다. 신호에 걸리자마자 앱을 켜고, 문예 공모를 검색에서 찾았다. 그리고 내 눈에 들어온 나의 이름 순간 손이 떨리고, 가슴이 벅찼다. 기대하지 않는다 하면서도 기대감이 컸나 보다, “자기야, 나 당선 됐다.” 큰애가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아내가 아이에게 설명 했다. 그동안 기다렸던 시간이 큰 풍선이 되어, 나를 하늘로 데리고 올라가는 기분이었다. 먼저, 이 부족한 자에게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그 분이 함께 하시지 않았다면, 이 달란트를 알 수 없었으리라, 또한 이순간이 있기까지, 남편 없이 가족을 건사해준 아내에게 고맙고, 아내와 더불어 두 아이들을 잘 돌봐아 주신 장모님, 그리고 한국에서 기도로 서포트 하시는 어머니와 동생에게도 감사를 드린다. 오랜만에 글을 쓰기 시작하여, 나의 시를 장려상이라는 선물로 파더스데이 전에 알려주신 한국일보와 심사위원님들에게 감사드리며, 계속 노력하여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작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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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