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셀프 스토리지 활용하니 집이 넓어졌어요”

2019-08-09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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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운 트렌드...큰 아파트로 옮기자니 추가지출 감당 어려워

▶ 계절용품이나 큰 가구 공용창고에 임시 보관...월 100여달러 부담으로 여유있는 생활공간 확보

“셀프 스토리지 활용하니 집이 넓어졌어요”

미국 내 셀프 스토리지 시장은 주거비가 높고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되고 있는 가운데 비좁은 주거 환경의 개선을 목적으로 공유 창고인 셀프 스토리지를 이용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AP]

#아내와 5살 아들과 함께 한인타운 내 1베드룸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한인 조모씨는 예전에 비해 아파트를 더 넓게 쓰고 있다고 했다. 철 지난 옷가지나 장난감은 물론 소파나 책상까지 타운 내 개인 창고를 대여하는 셀프 스토리지(self-storage)에 보관하고 나서부터다. 남자 아이라 활동량이 많아지면서 공간 확보를 위해 당장 쓰임이 많지 않은 가구나 물건을 창고에 보관해 공간을 확보한 것이다. 조씨는 “매달 100달러 조금 넘는 비용이 소요되고 있지만 그만큼 주거 공간이 넓어지면서 아내와 아이가 대만족”이라며 “정기적으로 보관 물품을 바꾸는 게 이제 일상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창고 공간을 공유하는 ‘셀프 스토리지’ 서비스가 한인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필요한 기간만큼 물건을 맡길 수 있는 공유 창고인 셀프 스토리지를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공유 경제가 가속화되면서 이제 창고 공간 활용에까지 공유 경제가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인타운 내 셀프 스토리지 업계에 따르면 공유 창고를 이용하는 층은 30~40대의 젊은층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중장년층 고객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셀프 스토리지 업체 관계자는 “창고 사용층은 젊은층이 주를 이루지만 중장년층도 제법 된다”며 “전 세대가 창고 임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보면 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비용은 창고 크기에 따라 다양하지만 5.5X5 스몰형을 기준으로 하면 월 120~150달러 선이다. 이 가격도 업체마다 할인 정책들에 따라 차이가 있어 일률적으로 잘라 말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관련업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셀프 스토리지 시장은 주거비가 높고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권을 중심으로 활성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미국 내 셀프 스토리지 수는 대략 4만5,000∼5만2,000개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임대 가구 비율은 9.4%로 약 10가구 중 1가구꼴인 셈이다. 평균 사용 비용은 88.85달러 수준이다.

무엇보다 한인들이 셀프 스토리지를 찾는 데는 주거 공간의 제약으로 자신만의 여유 공간을 갖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당장 불필요하지만 언제가 쓸 수 있는 가구들을 중심으로 창고에 보관하면 그만큼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어필하고 있는 것이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렌트비로 더 큰 아파트로 옮길 수 없는 주택 상황도 한인들이 공유 창고인 셀프 스토리지를 찾는데 한몫하고 있다.

한인 김모씨는 “취미 생활용품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아파트 공간을 차지해 최신 제품은 집에 보관하고 나머지는 창고에 보관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셀프 스토리지 업체 대표는 “더 큰 아파트에 살지 않아도 넓게 살고 싶은 주거환경을 원하는 한인들이 많아 지면서 고객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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