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암 화학요법과 달리 탈모·구토 부작용 없어 피로감 느끼는 정도뿐
▶ 치료 시작하면 주 5일 4~6주간 15분씩 진행
한인 유방암 환자 서포트 그룹 ‘샤인’ 의 캐서린 김 회장(왼쪽)과 굿사마리탄 병원 암 치료 방사선과 전문의 플로렌스 라이트 UCLA 의대 방사선 종양학과 조교수. 지난 10일 ‘샤인’ 정기 7월 모임에서는 유방암의 방사선 치료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했다.
유방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한국 제일병원]
■ 유방암 방사선 치료법은
한인 환자 서포트그룹 ‘샤인’라이트 전문의 초청 세미나
유방암은 진단을 받고 나면 유방암의 종류와 진행 단계에 따라 수술(유방 전절제술, 유방 보전적 절제술 등), 항암 화학요법(chemotherapy), 방사선 치료법 등으로 치료한다. 유방암 치료 중에 방사선 치료는 고에너지인 방사선을 이용해 암세포를 죽이는 치료법이다. 매달 수요일 정기 모임을 갖고 있는 미주 한인 유방암 환자 서포트 그룹 ‘샤인’(회장 캐서린 김)에서는 이번 7월 모임으로 지난 10일 굿사마리탄 병원 암치료 방사선과 전문의 플로렌스 라이트(Dr. Florence Wright) UCLA 의대 방사선 종양학과 조교수를 초빙해, 유방암의 방사선 치료에 대해 알아보았다. 라이트 방사선 종양학과 전문의는 “개인적으로도 한인 유방암 환자도 많이 치료하고 있다. 모든 유방암 환자가 방사선 치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많은 환자들에게 방사선 치료가 치료의 일환으로 효과적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방사선 치료를 받는 경우는
환자마다 수술 종류, 유방암 진행 단계에 따라 방사선 치료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암이 1센티미터 미만으로 있었고, 림프에 아무 종양이 없었다면 유방 전절제술 후 방사선 치료가 시행되지 않는다.
조기에 해당하는 0기, 1기, 2기에 유방 전절제술을 받았다면 유방 전체가 제거돼 대개 환자는 방사선 치료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조기라도 유방 보존 부분 절제술을 시행 후에는 방사선 치료가 따를 수 있다.
유방암 진행 단계가 3기 이상이면 유방 전절제술을 시행했어도, 또한 화학요법 후 방사선 치료가 따른다.
항암 화학요법을 했다고 해서 방사선 치료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라이트 전문의는 “최근 유방암 수술이 점차적으로 절개 부위를 최소화 하는 추세라 많은 환자들이 방사선 치료가 필요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항암 화학치료와 관련해서는, 최근 온코타입 검사(Oncotype DX 검사), 매마프린트(Mamma Print 검사) 등으로 항암 화학치료가 꼭 필요한 지 가이드라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방사선에는 이런 검사가 아직 없고, 화학요법만 해당되기 때문에,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는 테스트 결과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항암 화학요법과 차이점은
방사선 치료는 항암 화학요법보다는 훨씬 수월한 편이다.
미국에서는 항암 화학요법을 먼저하고 나서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서는 방사선 치료를 먼저 선행하기도 한다.
라이트 전문의는 “화학요법은 인체 전체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수술 후 혹시라도 남아 있을 수 있는 작은 암세포를 죽이고나서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다른 국가에서 방사선 치료를 먼저 선행했더라도 치료 결과는 좋아서 방사선 치료의 선행을 하든지, 화학요법 후에 하든지 어떤 치료 과정이 더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화학요법은 대개 항암제를 정맥 주사를 통해 혈관으로 투입하게 되기 때문에 전신에 영향을 끼쳐 탈모, 구역질, 만성 피로, 설사, 손톱 변색, 신경 손상 등 부작용이 따른다. 화학요법의 종류나 환자에 따라 부작용은 달라진다.
그러나 방사선 치료는 좀더 수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특정 부위를 치료해서 암 종양 재발을 막고, 치료 부위를 집중으로 치료하기 때문에 항암 화학요법에 따라오는 탈모나 구역질 같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는다.
유방암 진행 단계에 따라 방사선 치료는 유방 전체를 하거나, 혹은 겨드랑이, 림프 등 치료받는 부위가 일정 부분에 국한돼 있다.
#방사선 치료 과정
라이트 전문의는 “방사선 종양학과 전문의를 만나게 되면 첫날에는 환자 진찰과 앞으로 치료 방향 및 과정, 계획 등이 의논된다. 대개 유방암환자는 첫날부터 방사선 치료를 기대했다가 치료를 받지 않아 실망하곤 한다. 두 번째 방사선 종양학과 전문의를 만나는 날도 CT스캔을 통해 모의 치료(simulation) 과정을 하게 되며, 유방에 치료 부위를 표시한다. 이후 일주일 정도 지나 세번째 의사를 만나는 날부터 본격적인 방사선 치료가 시작된다”고 말했다.
유방암 환자로서는 모든 것이 기다림의 시간들을 거친다. 라이트 전문의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치료가 지연되는 것이 아니라 어차피 수술이나 항암 화학요법 후 치유 회복의 기간이 되기 때문에 환자는 너무 스트레스 받을 필요가 없다”고 덧붙였다.
방사선 치료 자체는 CT 스캔 기기와 비슷한 기기에 환자가 누워 치료를 받는데, CT스캔의 도넛처럼 생긴 큰 통을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이드에 방사선을 쏘는 기기들이 있어서 치료 부위를 공략하게 된다. 예전에는 치료 부위를 일일이 마커로 그렸지만 요즘은 지워지지 않도록 3~4개 점을 문신한다. 굿사마리탄 병원에서는 적외선 카메라 시스템으로 가슴에 정확한 위치 스캔을 하게 된다.
라이트 전문의는 “치료가 시작되면 4~6주간 월-금 매일 치료한다. 한번의 치료에서 총 15분 소요되며 정작 방사선 치료 자체는 3~4분 걸린다. 환자는 기기에 누워 있을 뿐 느껴지는 것도 없으며, 기기가 환자를 건드리지도 않는다. 환자는 마치 스타워즈 기기 속에서 누워 있는 느낌을 받는다. 기존에 받아왔던 치료와는 다른 종류의 치료를 받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처음 치료 받을 때 겁을 내는 환자들도 있지만 이내 적응하며 별다른 몸의 이상을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은
방사선 치료는 별다른 합병증이나 부작용은 없다. 발생해도 대개 가벼운 편이다.
치료 시작 후 2번째 말미부터 피곤할 수 있는데, 화학요법때 만성피로와는 다르다.
라이트 전문의는 “그 전날 잠을 못 잔 정도의 피로 정도 느끼며, 많은 유방암 환자가 일을 하다가 병원에 와서 방사선 치료를 받고 바로 일터로 복귀한다. 그러나 부작용이 시작되면 치료가 끝날 때까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가장 심한 느낌은 치료가 다 끝나고 나서다. 이때는 뭔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누적된 것이 작용하는 경우라고 보면 되고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호전된다”고 말했다.
또한 치료 부위의 피부가 선탠한 것처럼 변색되거나 빨개지기도 하며, 따가울 수도 있다.
요새는 드물지만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가 벗겨지는 경우도 있다. 유방 전절제술을 받고 나서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면 암 재발을 막기 위해 집중적인 치료 과정에서 물집이 생기거나 피부가 벗겨질 때까지 치료하기도 한다. 유방 전체가 제거되면 신경이 함께 제거 되기 때문에 막상 아파보여도 환자는 크게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
또한 유방이 보전돼 있는 경우 방사선 치료 후 유방 사이즈가 조금 줄어들면서 위쪽으로 올라갈 수 있다.
또한 유방 바로 뒤쪽 갈비뼈가 좀더 약해지는 부작용도 있다. 평소 일상 생활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크게 넘어지거나 자동차 사고 같은 충격에는 부러질 확률이 크다.
또한 폐 앞쪽에도 흉터가 약간 생길 수 있는데, 역시 호흡에는 문제가 없으나, CT폐검사를 할 때 유방암 방사선 치료에 의한 흉터임을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방사선 치료 혹시 방사선이 체내 남게 되지는 않나?
라이트 전문의는 “그렇지 않다. 치료가 끝나면 방사선은 몸에 전혀 남지 않는다. 의사인 나도 현재 임신 14주째다. 방사선 치료는 최고로 안전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수술 후 얼마나 있다가 방사선 치료를 받나?
방사선 자체는 인체의 자체적인 회복에는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대체적으로는 수술 후 4~6주 후 시작되거나 혹은 8~12주 정도 기다리기도 한다. 수술 후 상처가 충분히 회복된 후 방사선 치료를 하게 된다.
또한 환자에 따라 회복기간도 다르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담배를 피운다면 회복시간이 좀더 걸릴 수도 있다.
#방사선 치료 후에는
라이트 전문의는 “암환자들은 치료가 다 끝나고 나서 몸에 이상을 느끼면 대개 암과 연관짓거나 재발됐다고 두려워하기 쉽다. 그러나 치료가 다 끝나면 암 치료는 다 끝났다고 보면 된다. 전날 활동을 많이 했으면 다음날 온몸이 쑤시고 허리도 아픈 건 당연하다. 혹은 독감인데 암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치료 중에 뭔가 이상을 느끼면 어떤 질문이든지 의사에게 의논하고 다음 방문때까지 기다리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치료가 다 끝나고 나서도 2~3주 정도 뭔가 통증이나 어떤 증상이 없어지지 않는다면 의사에게 상담한다”고 조언했다.
■한인 유방암 환자 서포트 그룹 ‘샤인’ 은
지난 2006년부터 매달 모임을 갖고 있는 ‘샤인’의 캐서린 김 회장은 “모임이 매달 수요일, 굿사마리탄 병원 본관 옆 건물로 바뀌었다. 그동안 260여명의 유방암 환자들이 거쳐 갔는데, 많은 한인 환자들이 건강을 회복했다. 유방암 환자들이 치료 정보를 나누고 있다”고 말한다.
◇장소 및 시간: 매달 두 번째 수요일 오후 2-4시/ 굿사마리탄 병원 본관 옆 건물 South Tower Radiation Therapy/ Cancer Service Center 1245 Wilshire Blvd. #100 LA (주차는 건너편 주차 건물 및 지상)
◇문의 (323)229-2725 shinekorea06@gmail.com
<
정이온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