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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전설적 락커 빅토르 최 환생” 찬사 쏟아져

2019-06-17 (월)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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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면·노래까지 완벽 소화… 칸 남우주연상 후보

▶ “그가 요절 안 했으면 글로벌 한류 이끌었을 것”

“러시아 전설적 락커 빅토르 최 환생” 찬사 쏟아져

오는 21일 LA 개봉하는 영화 ‘레토’에서 빅토르 최로 분한 유태오씨.

“러시아 청년들은 10대 시절 ‘빅토르 최’ 시기를 거쳐요. 억압된 시대 속에서 자신만의 음악을 통해 꿈, 자유, 희망, 낭만을 노래한 빅토르 최는 ‘체 게바라’ 같은 존재죠”

러시아 록음악의 전설 빅토르 최를 연기한 한인 배우 유태오씨는 독일에서 태어나 뉴욕과 영국에서 배우의 꿈을 키웠다. 벤슨 리 감독의 영화 ‘서울 서칭’(Seoul Searching)으로 미주 한인들에게 낯익은 그는 “스스로도 한인 이민자로 정체성 혼란을 겪었기에 빅토르 최의 노래와 인생이 자연스레 녹아들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오는 21일 LA 개봉을 앞둔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흑백영화 ‘레토’(Leto)는 1980년대 당시 소련을 뒤흔든 락커 빅토르 최에 대한 헌사다. 락그룹 ‘끼노’(Kino)를 결성한 빅토르 최는 러시아 특유의 우울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저항적이며 자유지향적인 노래로 당시 소련 젊은이들의 우상이었다. 스물일곱의 나이로 요절한 그는 영화 ‘이글라’가 1990년 선댄스 영화제에 초청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그 해 사망했다.


그는 “영화 ‘레토’ 촬영을 3주 앞둔 상황에서 캐스팅이 됐다. 빅토르 최의 목소리가 워낙 독특해 더빙을 한다고 들었지만 막상 촬영장에 당도하니 러시아어 소통이 절실했다”며 “연기와 노래, 발음 코칭을 받으면서 배우들과 리허설을 했고 혼자 있는 시간에는 빅토르 최의 노래와 영상을 무한반복했다”고 말했다.

극한의 노력 끝에 칸영화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그는 러시아 언론으로부터 ‘빅토르 최의 환생’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헤어, 의상, 스타일 등 빅토르 최의 분위기는 물론 내면, 그리고 노래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

그는 “빅토르 최의 영화 ‘이글라’는 1990년 선댄스 영화제에 초청되었고 LA와 뉴욕에서 상영되어 뉴욕타임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스물 일곱에 요절하지 않았다면 ‘빅토르 최’가 아마 글로벌 한류를 이끌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 ‘레토’로 연기력을 입증한 그에게 한국 영화계와 TV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넷플릭스를 통해 볼 수 있는 tvN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와 SBS 드라마 ‘배가본드’ 그리고 영화 ‘버티고’를 통해 만나게 된다.

<하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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