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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라운디드’(Well-Rounded)에 대한 오해

2019-06-17 (월)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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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라운디드’(Well-Rounded)에 대한 오해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명문 사립대에 합격하려면 리더십이 중요한데, 회장 자리 하나는 차지해야 할까요?”

“공부만 잘한다고 아이비리그에 들어갈 수 없어요. 여러 과외활동에 참여했음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해요”

“명문대학들은 모든 면에서 골고루 잘해야 한데요. 공부는 물론이고, 운동, 예술, 경시대회 등에서 다재다능한 모습을 보여주는 전인격체를 가장 좋아 한답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주 오가는 대화 내용들을 들어보면 명문대 진학을 위해서는 뛰어난 학업능력과 함께 과외활동을 할 때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관건으로 판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연히 공부도 잘하고, 과외활동에서도 능력을 발휘하는 학생을 싫어할 대학들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런 학생들을 흔히 ‘웰 라운디드’(Well-Rounded) 학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부분의 사립대학들은 ‘포괄적 입학사정제’를 채택하고 있다. 이는 지원자에 대해 다각적인 평가를 통해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는 뜻으로 어느 한 가지만을 갖고 평가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한때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포괄적 입학사정 = 웰 라운디드’란 방정식이 깊이 자리매김하게 됐다. 정말 이 공식이 맞는 것일까? 내 경험상 이 공식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절대적이지는 않다고 본다. 특히 수년 간의 입학사정 트렌드를 보면 이 공식의 비중에 집중하는 것은 잘못된 입시전략이 될 수 있다.

그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우선 이렇게 간단하게 답하고 싶다. “‘웰 라운디드’란 학생이 아닌 대학이 추구하는 캠퍼스 사회와 클래스의 모습입니다”라고. 즉 웰 라운디드의 주소는 학생이 아니라 대학인 셈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대부분의 대학들이 공통적으로 추구하는 사회는 바로 다양성이다. 이 때문에 인종, 출신, 지역, 종교, 문화, 빈부 등 여러 가지를 입학사정에서 반영돼 신입생들이 선발된다.

물론 이 다양성이란 전제로 인해 우수한 스펙을 가진 아시안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대학들은 기본적으로 이 같은 이념을 이어가고 있고 이에 맞는 학생들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입시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지원자들의 모습이 거의 똑같아 보이는 상황이 매년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이 같은 대학의 정책은 더 강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웰 라운디드 대학’ 또는 ‘웰 라운디드 클래스’를 추구하는 대학의 이상에 맞춰 입시준비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하겠다. 그리고 그 핵심은 ‘열정과 깊이’이고, 양이 아니라 ‘질’이다. 이는 곧 ‘헌신과 시간, 그리고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 아이비리그 대학은 과외활동의 의미에 대해 “깊은 헌신과 참여, 그리고 그 시간을 통해 진실한 감사함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의미를 설명하고 있고, 또 다른 유명 사립대는 “우리는 활동 리스트를 평가할 때 활동을 몇 개 했는지 수를 세는 게 아니다. 한 두 개라도 그 활동시간 동안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에 관심을 둔다”고 강조했다.
동부의 한 유명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재능과 흥미, 자신의 시각이 결부된 참여와 헌신을 할 줄 아는 지원자를 살핀다”고 했다.

자신만의 진솔한 모습과 열린 자세, 그리고 분명한 관심사와 그 안에 헌신을 담아 놓을 때 대학은 웰 라운디드의 한 구성원으로 받아들인다는 얘기다.

이제 수험생이 되는 11학년생들은 이번 여름방학 동안 무엇을 하나 내세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고, 예비 수험생들은 자신이 정말 좋아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야 한다.

(855)466-2783, www.theadmissionmasters.com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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