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하얀 탁구공

2019-06-11 (화) 12:00:00 이건우 / 탁구 동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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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 상

하얀 탁구공을 생각하면 발걸음이 가볍다. 아침 9시 건강한 하루하루가 고맙다고 느끼며 탁구장에 들어선다. 벌써 아침공기 마시며 달려온 동호회 회원들의 힘찬 소리가 넓은 탁구장 안에 가득하다.

인사를 나누는 얼굴에 그늘이 없다. 잠시 불편하게 하던 운동부족 후유증들을 단숨에 날려 보낸 표정들이 즐거움에 넘친다. 작은 플라스틱 탁구공이 가져다 준 선물이 너무 큰 것 같다.

탁구공을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회원들을 ‘개나리 반’이라 부르는데 이 개나리 반의 열성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실력은 대단치 않아 상대를 찾기 쉽지 않다. 자기보다 잘 치는 사람과 연마해야 실력이 늘어날 테지만 잘 치는 사람 입장에서는 같이 공치기가 쉽지 않다.


탁구장에 열심히 출석하는 것은 하얀 공을 주고받는 운동을 하기 위해서지만, 손수 마련한 맛있는 음식을 가져와 함께 나누어 먹으며 운동 후 출출함을 함께 채워가는 즐거움을 더 좋아하는 회원도 있다.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시니어들만의 농담도 하면서 낄낄 깔깔 하하 호호 웃으니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린다. 집에서나 일상생활 속에서는 이렇게 재미있고 크게 웃을 일이 없을 것 같다.

작은 공에 실어보는 삶의 의미와 생활의 모습이 귀중하다. 많은 준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많은 시간이 요구되는 것도 아니며 적당한 시간에 무리 없이 재미있게 즐기면 어려움도, 힘든 것도, 스트레스도 어느 사이에 사라져 버린다. 그러면 건강은 덤으로 따라온다. 그래서 오늘 아침도 하얀 공을 만나러 간다.

<이건우 / 탁구 동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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