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경이 없었더라면

2019-06-03 (월) 12:00:00 임지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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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이 없었더라면

임지석 목사

소년의 아버지는 6.25 전쟁 때 한쪽 다리를 잃어서 목발을 짚는 장애인이었고 어머니도 한쪽 눈을 볼 수 없는 시각 장애인이었다. 몸이 불편한 부모의 과일 노점상만으로는 생계가 어려워지자 그는 열두살 때부터 새벽 4시에 일어나 신문 배달을 하는 등 열심히 부모를 도왔지만 그가 스물한 살이 되었을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고 어머니까지 뇌출혈로 쓰러졌다.

그러나 그에게는 흔들림 없는 신념이 있었는데 ‘역경이 없으면 개척할 운명도 없다’는 것이었다. 가난과 절망을 꿋꿋하게 견뎌내고 2005년 꿈에 그리던 소방공무원 채용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던 이 사연의 주인공은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중랑소방서에 근무하고 있는 이성식 소방장이다.

그의 감동적인 이야기는 2019학년도 초등학교 5학년 도덕 교과서 ‘긍정적인 생활’ 편에 실려서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귀한 교훈이 되고 있다. 인간의 의지를 죽이는 것은 무기가 아니라 절망이라는 말이 있듯이 절망에 넘어지지 않는 사람에게서는 분명한 의지를 발견할 수 있다. 인생의 가치는 역경을 경험하지 않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역경이 찾아올 때 이를 잘 극복하는데 있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있듯이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한 이후에 하늘의 도움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힘 한번 쓰지 못하고 맥없이 쓰러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먹구름이 잔뜩 낀 인생길에도 구름이 걷히면 빛이 존재하고 죽음과 같은 암울한 현실에도 생명을 이루는 소망의 역사는 계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성식 소방장이 보여준 인생역전 드라마는 아무에게나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역경에 대해 긍정적으로 적응하는 사람에게 가능할 수 있음은 물론이다.

역경이라는 것은 절망의 시작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임지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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