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월과 어머니 날
2019-05-02 (목) 12:00:00
방무심 / 프리몬트
싱그러운 계절에 다정하게 부는 꽃내음 바람이 좋은 오월은 가정의 달로 불린다. 오월에는 딸의 생일, 어머니날, 그리고 아내의 생일이 들어있다. 옆지기는 세번의 즐거운 시간을 갖게 되어 좋지만 어찌 어머니날을 기점으로 사흘 앞, 사흘 뒤로 태어났는지 때로는 유감스러운 시절이 있었다.
오래전 가게를 할 때이다. 매년 어머니날이 되면 엄청난 스트레스로 하루를 보냈다. 붐비는 사거리에 있는 가게는 주차시설이 비좁아 4대 정도 주차할 수 있는데 바로 옆집에 꽃집이 있어서 어머니날엔 우리 가게 앞 주차시설은 꽃가게 손님의 주차로 가득 찼다. 더욱이 큰 병원이 뒤편에 있었기에 환자 방문객도 많아서 온종일 불법 주차(?)를 바라보고 있자니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그 전날부터 밤잠을 설치는 것은 물론, 아무리 너그러운 마음을 갖자고 해도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차량 행렬이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이런 날엔 ‘Customer Only’란 간판은 무용지물이며 ‘미국인이 규칙을 잘 지킨다’는 말이 헛소문에 불과하다.
그런데 저녁이 되면 꽃집에 꽃이 다 팔려서 나에게 꽃이 있느냐고 묻는 손님이 많았다. 어느 어머니날 아내가 떠나고 사무실에 놓였던 화려한 꽃을 계산대에 놓아보니 사겠다는 구매자가 넘쳐난다. 바로 옆 가게에서 주문해 같이 출근한 아내에게 선물했던 화려한 꽃다발이다.
어느 재벌 회장님은 아내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하던 때에 나는 옆지기에게 근사하게 생색냈던 꽃을 팔았으니 두 사람에게 기쁨을 전한 셈이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일년 중 제일 힘들었던 어머니날이 지나간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집으로 향하는 차에 오르곤 했다. 이번 가정의 달에는 평안하고 새로운 오월의 추억을 만들어 가기를 소원한다.
<방무심 / 프리몬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