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과 부딪치며 세우는 씨름하는 신앙 변해야
▶ “교회도 법 지켜야” 지적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9년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가 열리고 있다. <연합>
평신도 교인들이 모여 ‘왜 우리는 욕을 먹는가’를 고민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기독경영연구원, 기독교윤리실천운동, 기독법률가회, 좋은교사운동 등 평신도가 주축이 된 단체들이 공동으로 주최한 ‘평신도의 상상력’ 첫 번째 모임이 지난 20일 서울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렸다.
기독 언론 ‘뉴스앤조이’ 보도에 따르면 주제 강연자로 나온 이병주 변호사(기독법률가회)는 이 자리에서 ‘욕먹는 기독교와 평신도의 고민’이라는 제목으로 주제 강연을 발표했다. 이 변호사는 아직도 한국교회 교인들이 초심자 수준의 신앙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또 “초심자 단계에서 누리는 신앙은 ‘위로받는 신앙’이다. 하나님을 처음 만나 세상에서 얻지 못하는 위로를 받는다. 감격을 누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만 살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세상에서 먹고살면서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고단한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경력직 신앙’이 되었다면, 막연히 위로받는 데에서만 그칠 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며 ‘씨름하는 신앙’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는 이 변호사가 “신앙이 성숙했는데도 여전히 위로와 성공만을 구하는 것은 ‘흡혈귀 신앙’이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 또 “우리는 피를 흘리려 하지 않고 예수의 피만으로 살겠다는 흡혈귀 같은 이기적인 신앙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이병주 변호사는 ‘씨름하는 신앙’이란 세상 속에서 사회 구성원들과 부딪치며 세우는 것”이라며 “세상과 교회의 긴장 관계를 유지하는 훈련을 하고, 생업에도 충실하자”고 제안했다.
이 변호사는 “많은 교인이 노동은 세속적이라는 이유로 무시하는 것 같다. 그래서 목사나 NGO 활동가들에게 열등감을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먹고사는 일은 나와 가족에 대한 책임을 실현하는 것 아닌가. 사실은 노동과 생업의 세상이 더 처절하고 치열한 신앙생활의 장이다. 여기에서 우리 평신도들은 하나님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독경영연구원 부원장 김세중 교수(아주대)는 뉴욕주에 위치한 세이비어교회를 통해 본 사회적 책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발표했다. 김 교수는 “교인 150명에 불과한 미국 세이비어교회가 연 2,000만 달러가 넘는 규모로 사회적 사역을 하고 있다”며 “이 규모라면 한국에서는 20만 명이 모이는 교회가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 교인들은 1루, 2루, 3루를 돌아 다시 홈으로 들어온다. 훈련받아 봐야 교회 성장과 봉사를 위해 돌아오는 것이다. 세이비어교회처럼 3루까지 갔을 때, 홈으로 돌아오지 말고 세상 밖으로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독법률가회 조원익 변호사는 교인들을 도로 위 운전자로 비유했다. “과거에는 교회가 법도 만들고 체제도 만드는 룰 메이커였으나, 지금은 그렇지 않다. 성경은 ‘너희 착한 행실로 너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고 했다. 먼저 우리가 법을 준수하고, 세상의 질서를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평신도란 누구인지’ 개념을 세우고 ‘평신도 신학은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했다. “좋은 교인은 모범적인 시민이 되어야 한다”며 시민으로서의 책임감을 지키자는 이야기도 나왔다. “목회자들은 교단과 교파로 나뉘어 있지만, 평신도들은 그것을 넘어서는 협력이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보편적 교회로서 연대를 모색해 보자는 제안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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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