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용용이와 딸기

2019-04-23 (화) 12:00:00 유영옥 /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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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이 키우던 반려견 두 마리가 4개월 간격으로 떠나갔다. 용용이는 17년을 살고 지난 늦은 가을에, 딸기는 16년을 살고 올 이른 봄에 갔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개들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사람에 대한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긴 세월을 같이 했으니 애틋하고 그립다.

그 애들 생각을 하면 최근의 병치레와 죽을 때의 모습이 생각나 잊으려 노력을 했다. 그러다가 우리 부부보다 개들을 더 예뻐했던 아이들이 용용이와 딸기의 사진들을 정리하여 같이 보게 되었다.

우울한 마음이 들어서 생각하지 않으려 했는데 사진들과 동영상들을 보고 나서 의외로 기분이 밝아졌다. 예뻤던 어린 시절을 비롯하여 함께 보낸 행복하고 즐거웠던 시간들이 거기에 있었다.


사람의 기억은 망각과 착각으로 정확하지 않다는 생각을 새삼 떠올려본다. 사람에 대한 추억도 마찬가지다. 부부가 같이 있다가 혼자가 될 수도 있고, 반려견과 같이 있다가 혼자가 될 수도 있다.

실버타운에는 많은 반려견들이 살고 있다. 주인과 함께 산책하는 것을 보면 운동도 되고 서로에게 건강에 좋다는 생각이다.

그러다가 자연현상으로 한 쪽이 먼저 떠나고 혼자가 됐을 때 우울했던 추억보다는 즐거웠던 추억을 떠올리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고 현명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영옥 / 워싱턴 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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