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 세대 6명 중 1명은 다세대 거주 주택 구입
▶ 나이 든 밀레니얼 세대, 전체 주택구입자의 26%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시장의 주요 수요자 그룹으로 부상한지 이미 오래다. 밀레니얼 세대의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이제는 같은 세대 안에서도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나이 차이는 많지 않아도 두 세대 간 주택 구입 경향은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 든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직장이 안정되고 가정을 꾸리면서 주택 구입이 최근 크게 높아지고 있는 반면 주택 구입 능력이 아직 덜 갖춰진 젊은 세대는 여전히 부모 세대인 X세대와 한지붕에서 거주하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 성인 자녀와 살 집 찾는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협회’(NAR)가 최근 발표한 ‘세대별 주택 구입 경향 보고서’(Home Buyer and Seller Generational Trends)에 따르면 X세대 6명 중 1명은 ‘다세대 거주 주택’(Multi-Generational Home)을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세대 주택을 구입하는 X 세대 중 약 52%는 자녀가 다시 집으로 돌아 왔거나 아직 출가하지 않는 자녀와 함께 살기 위한 목적으로 다세대 주택을 구입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일부 X세대는 같은 세대의 다른 구입자들의 영향을 받아 다세대 주택을 구입했다.
다세대 주택 구입 붐은 젊은 세대 구입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X 세대의 비율보다는 낮지만 나이든 밀레니얼 세대 중 약 9%가 다세대 주택을 장만했다. 다세대 주택을 구입한 밀레니얼 세대 중 약 33%는 부모를 모시기 위한 목적의 구입이었다. 나머지 약 30% 역시 부모와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효도’ 목적으로 다세대 주택을 마련했다.
로렌스 윤 NAR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살인적인 주택 임대료와 구입 가능한 가격대의 매물 부족으로 부모의 집으로 다시 돌아오는 성인 자녀가 늘고 있다”라고 이 같은 추세를 설명했다.
젊은 밀레니얼 세대가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가장 큰 목적은 향후 주택 구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다세대 주택 형태가 다수의 미국인들이 꿈꾸는 주택 소유 형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녀의 재정적 독립을 위해 구입하는 부모가 늘고 있다.
실제로 생애 첫 주택을 장만하는 젊은 밀레니얼 세대 중에서는 ‘주택 임대’를 거치지 않고 부모의 집에서 거주하다가 곧바로 내 집을 장만하는 비율이 높다.
■ 밀레니얼, 주택 구입 비율 6년 연속 톱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시장의 주요 수요 그룹으로 등장한지 이미 오래다. 전체 주택 구입자 중 약 37%를 차지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지난 6년간 전 세대 중 가장 활발한 주택 구입 활동을 보이고 있다.
올해 발표된 세대별 주택 구입 경향 보고서에서는 처음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젊은 세대와 나이든 세대로 구분해 두 그룹의 차이를 비교했다. 나이든 밀레니엄 세대가 전체 주택 구입 자 중 차지하는 비율은 약 26%로 여전히 높았고 젊은 세대는 약 11%를 차지했다.
나이든 세대의 경우 두 그룹으로 분류한 뒤에도 여전히 전체 구입자 중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부모 세대인 X 세대와 젊은 베이비 부머 세대 구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약 24%와 약 18%로 나이든 밀레니얼 세대 보다 조금 낮았다. 나이든 베이비 부머 세대와 침묵 세대(1920-1940년 출생)의 비율은 각각 약 14%와 약 7%로 더욱 낮았다.
■ 부모 세대와 주택 구입 경향 비슷해져
나이 든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 경향은 X 세대와 젊은 베이비 부머 세대와 점점 비슷해져 가고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 중간 연소득 약 10만 1,200달러인 나이든 밀레니얼 세대가 구입한 주택 중간 가격은 약 27만 4,000달러로 X세대(중간 연소득 약 11만 1,100달러)의 구입 가격(약 27만 7,800달러)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역시 부모 세대라고 할 수 있는 젊은 베이비 부머 세대의 경우 중간 연소득은 약 10만2,300달러로 중간 가격대 약 25만1,100달러 짜리 주택을 구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밀레니얼 세대가 나이가 들면서 소득이 안정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라며 “구입 주택 규모 및 가격대 성장하는 경향이 X세대를 닮아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젊은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 규모는 앞선 세대보다 비교적 작았다. 젊은 세대의 중간 연소득은 약 7만 1,200달러로 주택 중간 구입 가격은 약 17만 7,000 달러, 주택 크기는 약 1,600 평방피트로 앞선 세대의 규모에 미치지 못했다.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 규모가 낮은 것은 소득이 낮은 것 외에도 구입 가능한 저가대 매물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이다.
매물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겪는 것은 X 세대 역시 마찬가지다. 자녀 출가와 은퇴 이후 작은 집으로 이사가려는 ‘다운 사이즈’ 수요가 높지만 극심한 매물 부족으로 은퇴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는 X 세대가 상당수다. 54세 이상 셀러 중 약 54%만 중간 면적 약 100~200평방피트 작은 집으로 이사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 ‘학자금 융자’, 가장 큰 장벽
전 세대에 걸쳐 학자금 융자 부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나이든 밀레니얼 세대와 X 세대의 중간 부채액이 약 3만 달러로 가장 높았고 젊은 밀레니엄 세대는 중간 부채액 약 2만 1,000 달러로 두번째로 높았다. 베이비 부머 세대 중 일부도 학자금 융자 부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베이비 부머 세대 중에는 약 10%, 나이든 베이비 부머 세대의 경우 약 4%가 학자금 융자 부채가 남아 있다고 답했다.
밀레니얼 세대 중 상당수는 학자금 융자 부채로 주택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밀레니얼 세대 중 약 26%가 다운 페이먼트 마련이 주택 구입을 가로 막는 가장 큰 장벽이라고 답한 가운데 이중 약 61%는 학자금 융자 상환 부담때문에 다운 페이먼트 마련이 쉽지 않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 학자금 융자 부채로 인해 주택 구입 시기가 지연되고 있지만 지연 기간은 약 2년(중간 지연 기간)으로 그다지 길지 않았다. 윤 이코노미스트는 “밀레니얼 세대 중 부모 등으로부터 다운 페이먼트 지원을 받는 비율이 높다”라며 “학자금 융자 상환에 대한 부담에도 불구하고 주택 구입 시기 지연은 다른 세대에 비해 짧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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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