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훠어이 훠어이 하늘로 날자

2019-04-16 (화) 이태상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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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자연주의 철학자 헨리 데이빗 소로는 재물 같은 것을 사람들이 좋다고 하지만 실은 나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삶을 간소화할수록 우주법칙도 간소화될 것이고, 고독이 고독이 아니고, 빈곤이 빈곤이 아니며, 약함이 약함이 아니다.

물신주의의 노예가 된 현대인들에게 우리 조상들은 안분지족하라는 가르침을 주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을 알아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늘 강조했다.
우리는 삶을 간소화하듯 느낌도 생각도 간소화하고 사랑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운 짐, 온갖 잡동사니를 단호하게 하나 둘 다 버려야 한다.

오늘날 인터넷에 온갖 정보와 지식이 넘쳐 나지만 사실은 쓸 만한 정보와 지식은 극히 드물다. 오만가지 정보홍수가 범람하는 마당에서 눈 깜짝할 만큼 짧은 우리 인생이 소비되고 만다면 이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우리는 지구라는 여행지에 온 우주 나그네들이다. 짐을 무겁게 많이 갖지 말고 몸도 마음도 가볍게 해야 여행을 즐기면서 잘 할 수 있다. 그러려면 우리 몸을 불사르는 혼불을 지펴야 한다. 확대경으로 햇빛을 한데 모아야 불꽃을 피울 수 있듯이 우리 삶의 모든 열정과 사랑과 꿈을 한 점으로 집약 압축시킬 때 모든 불필요한 ‘쓰레기’를 다 불태워버리고, 훠어이, 훠어이, 하늘로 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우리 모두 인생 나그네인데 무엇에 얽매인단 말인가.

<이태상 /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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