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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와 ACT 폐지될까?

2019-04-01 (월)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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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와 ACT 폐지될까?

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대학 부정입학 파문 이후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일부 부유층의 불법적인 행위로 인해 다른 선량한 대학 지원자들이 손해를 보기 때문인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오로지 실력만으로 드림스쿨을 향해 최선을 다해온 일반 지원자들 가운데 영문도 모른 채 불합격되고,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결과로만 생각하게 된다면 이보다 불공정한 일이 어디에 있을까? 특히 큰 돈을 찔러주고 편법으로 대학에 입학한 학생 수만큼 다른 지원자들이 드림스쿨에 입학하지 못했다는 것은 누가 봐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또 이런 불미스러운 일들이 대학의 순수성을 심하게 훼손시킴으로써 명예가 실추되는 것은 물론, 재학생들에게도 자괴감을 심어주는 것 역시 부정입학 파문을 통해 입시제도 개혁의 목청을 높이는 한 이유가 될 것이다.

정치권을 비롯해 각계에서는 입시제도 개혁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대두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예 정원을 늘려 입학을 원하는 지원자들을 끌어안는 것이 이 같은 불법행위를 차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수용능력이나 교육의 질을 생각한다면 비현실적이고 다분히 감정적인 판단이다.

여러 의견들 중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미국의 대입학력평가시험인 SAT나 ACT 제도를 없애자는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의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이 움직임은 대학입학사정의 중요한 평가 요소인 이 시험들의 점수를 제외하고 학교성적(GPA)과 과외활동, 그리고 대학 자체시험으로 신입생을 선발하자는 것이다.

사실 이 시험에 대한 비판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오래 전부터 이 시험에 대한 불만과 비판은 끊이지 않았는데,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학생들이 사설학원 등을 통해 집중수업을 받기 때문에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이다. “빈익빈 부익부”가 교육에 반영돼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또 시험점수가 학생의 잠재성을 평가하는 수단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이 시험제도를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게다가 이번 파문 중에 대리 응시 사실까지 확인되면서 불을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이들 시험에 대한 비판이 오랫동안 이어져 오면서 일부 대학에서는 지원자들에게 이 점수 제출을 옵션으로 하거나 아예 요구하지 않는 대학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특히 작년에 명문사립 중 하나인 시카고 대학이 이를 옵션으로 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왔다. 만약 시카고 대학의 획기적인 입시정책 변화가 성공이란 평가가 나온다면 뒤를 따르는 대학들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내 개인적인 판단은 이 시험을 없애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고 본다. 무엇보다 성적이나 과외활동만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기에는 객관적인 기준이 부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원자들이 속한 고등학교간의 실력 차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거나, 과외활동 내용의 확인 절차가 확실히 자리매김 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각 대학들이 독자적인 입학시험을 진행한다면 미국의 대입제도 틀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것도 이 시험을 쉽게 없앨 수 없는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역설적이지만 오히려 이번 입시파문으로 이 시험점수의 비중이 더 중시될 가능성도 있다. 과외활동이나 에세이 내용의 사실 확인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결국 아카데믹 부분들에 대한 평가를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 며칠 새 SAT와 ACT 존속여부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들 시험에 수험생이나 학부모들이 얼마나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느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 이는 전과 다름없이 이 시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정입학 파문의 여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여기에 휘둘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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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 김 어드미션 매스터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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