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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명 방문객 시대 앞두고 하와이 주민들 명암 엇갈려

2019-03-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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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삶의 평화 지키고 싶어 vs 주 경제 주요 수익원

1,000만명 방문객 시대 앞두고 하와이 주민들 명암 엇갈려

설문조사 자료 출처 : Omnitrak

'꿈의 섬', 파라다이스 하와이는 세계인들이 선망하고 한번쯤은 찾고 싶은 대표적인 관광지로 매년 신혼여행지, 떠나고 싶은 여행지, 최고의 여행지로 손꼽히고 있다.

섬이라는 특성상 하와이의 경제산업 전반에 관광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압도적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주 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가는 관광업의 규모와 유입되는 관광객들의 증가로 하와이 주민들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삶의 평화가 깨어지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짹, 짹, 짹” 우는 새소리보다 이제는 “삐, 삐, 삐” 거리는 차량 후진 소리가 더 많이 들린다고 노스 쇼어의 거주하는 춘 제임스는 이야기 한다.

그녀의 집은 폴리네시안 문화센터가 위치한 레이 지역의 레이 포인트 스테이트 웨이사이드(Laie Point State Wayside) 공원 근처 도로가 끝나는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하와이 지역 주민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숨겨진 장소인 이곳은 2008년 영화 '사라 마샬을 잊는다(Forgetting Sarah Marshall)'의 절벽 점프 장소로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유명세를 탄 후 관광객들의 명소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곳은 주택가이기 때문에 주차장 시설이나 화장실 등 기본 시설이 없고 해안선과 바닷새 보호 구역임에도 불구하고 하루에도 수십 명의 관광객이 이 곳을 찾아 점프를 시도하는 바람에 불법 주차문제와 절벽에서의 부상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그녀는 “이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문제들은 하와이 전역에서 발생되고 있는 문제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한다.

좁은 도로에 들어선 관광버스들로 인해 진입로는 막히고 개인 주택가에 불법 차량들이 들어서서 소음과 사생활 침해는 물론 불법 건축물인 ‘몬스터 하우스’ 와 불법 베케이션 렌탈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이곳의 절벽 중 한 곳이 해안선 침식으로 인해 최근에 무너져 내렸지만 너무나 많은 사람들로 인해 긴급구조요원들이 오고 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하와이를 방문한 방문객은 995만 명으로 7년 연속 방문객 수와 방문자 지출 증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 방문객들은 약 178억 달러 이상을 소비해 관광업계에 종사하는 21만7,000개의 일자리를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아후의 베케이션 렌탈 숙박 업계에서만 12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고 있으며 하와이 경제의 주요 수익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하와이 관광청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많은 주민들은 관광객들을 위해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관광이 자신들의 생활 속에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역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져감에 따라 주 의원들은 구역 제한을 넘어서고 있는 베케이션 렌탈과 관련된 법안 17개를 추진 중에 있다.

올해 초 하와이 투어리즘 오소리티(HTA)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하와이 호텔 객실은 4만3,857개로 지난 2017년에 비해 2%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베케이션 렌탈의 경우 1만3,082개로 3%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베케이션 렌탈의 정확한 숫자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하고 있다. 많은 베케이션 렌탈이 불법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광고된 베케이션 렌탈은 약 30,135개로 하와이주 전역의 거의 대부분에서 찾을 수 있다.

컨설팅 회사인 Kloninger &Sims LLC의 대표 에릭 클링거는 “다양한 형태의 숙박 시설은 하와이 관광객 산업에서 점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의 호텔 점유율 역시 최고점에 가깝다”고 말했다.

하지만 관광산업의 성장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업체들의 경우는 관광객 유입을 막을 수 있는 규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베케이션 렌탈의 거점이 된 카일루아에서 모닝 브루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피터 앤더슨은 “윈드워드 지역에서 방문객들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은 이미 한정되어있다”며, “만약 규제들로 인해 방문객의 숫자가 줄어들게 된다면 비즈니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광업의 확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관광산업의 성장으로 인해 비상 대응서비스의 비용을 증가시키고 이웃간의 불화를 만들고 있다면서 교외와 시골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극심한 혼잡과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KV & Associates Hospitality Consulting의 케이스 베이라 대표는 베케이션 렌탈은 하와이 관광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TA의 CEO 크리스 테이텀은 “관광업을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시선이 개선될 수 있도록 기업 혁신과 지역사회 홍보에 초점을 다시 맞추고 있으며, 하와이 문화와 자연환경을 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우선적으로 HTA는 불법 베케이션 렌탈을 없애기 위해 관련 법안이 상정될 수 있도록 지원 할 것이며, 거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법안을 실시하여 방문객들의 만족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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