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슈퍼 비둘기’경기둔화 우려에 시장은‘불안’

2019-03-22 (금) 손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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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월“유럽·중국발 성장 둔화, 美에 역풍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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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비둘기’경기둔화 우려에 시장은‘불안’

기준금리 인상과 보유자산 매각이라는 양대 긴축카드를 모두 접기로 한 것은 미국의 경기 둔화세가 불안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AP]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일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과 보유자산 매각이라는 양대 긴축카드를 모두 접기로 한 것은 미국의 경기 둔화세가 불안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 금융시장은 당초 2회로 예상됐던 올해 금리 인상 횟수가 단숨에 ‘제로’로 줄고 연말로 예상됐던 자산 매각 중단 역시 오는 9월로 앞당겨지는 등 예상을 뛰어넘은 연준의 ‘비둘기’ 면모에 놀라워했지만 그만큼 경기 둔화 우려가 짙다는 관측 속에 ‘안도’보다는 ‘불안’에 휩싸였다.

연준은 이날 긴축 중단을 선언한 성명에서 ‘둔화(slow)’라는 단어를 수차례 사용하며 “미 경제 성장세가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의 2.3%에서 2.1%로,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0%에서 1.9%로 각각 낮춰잡았다.

그만큼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 이날 미 주요 기업단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올 1·4분기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제 전망 지수가 95.2로 지난해 4·4분기보다 9.2포인트 떨어져 경기 전망이 어두워졌다고 밝혔다.

특히 연준은 유럽연합(EU)·중국 등에 비해 선전하고 있는 미 경제의 둔화세가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해 각국 중앙은행에 경기 대응 여력을 높여주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 경제에 대해 “지난해 말보다는 조금 낮지만 올해도 2%대 성장을 할 것으로 본다”며 여전한 자신감을 보였지만 “유럽과 중국 경제가 상당히 둔화해 약해진 글로벌 성장이 미국 경제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5%로 하향 조정하며 미 성장률은 2.5%로 예상했지만 이날 연준이 미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점을 반영해 추가로 세계 경제 성장률을 낮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날 ‘양대 긴축카드’를 모두 접은 게 어느 정도 실물 경제 및 금융시장 부양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2.25~2.50%로 동결하면서 올해 더 이상의 금리 인상이 없을 것으로 예고했다.

<손철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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