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실서 전 주인 사망하고 뱀 수십마리 살기도
▶ 집 안에서 우물 발견, 마약제조공장으로 이용도
힘겹게 장만한 주택에 공개되지 않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주택 거래 시 실제로 이 같은 일이 생각보다 자주 벌어진다. 집을 파는 셀러는 주택 가치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되는 사항을 바이어 측에게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셀러는 고의적으로 사실을 숨겨 나중에 바이어에 의해 발견되는 일이 있다. 또 일부 사실은 공개 사항 포함 여부가 확실치 않아 공개 없이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리얼터 닷컴’이 바이어가 주택 구입 후 알게 된 황당한 실제 사례를 모았다.
■ 지하실에 뱀 서식지
니사 컬킨은 그녀가 구입하는 주택에 대해서 웬만한 사실을 다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린 시절을 보낸 뉴욕 주 캘리쿤 지역에서 약 0.25 마일도 떨어지지 않는 동네에 구입하려는 집이 있었기 때문에 전혀 낯설지가 않았다. 그런데 집을 구입하고 7개월이 지난 뒤 소름 끼치는 사실을 발견했다. 지하실과 차고 일부 공간에서 뱀 서식지가 발견된 것이다.
이후 컬킨은 매년 8월과 9월이 되면 ‘베이비 가터’(Baby Garter), ‘링넥’(Ringneck), ‘이스턴 밀크’(Eastern Milk) 등 온갖 종류의 뱀 수십 마리를 처리해야 하는 일에 시달리고 있다. 10살짜리 딸도 뱀이 출현할 때마다 기겁을 하며 치워달라고 소리 지른다고 한다.
시애틀 지역 부동산 중개인 애런 헌돈에 따르면 만약 셀러가 집을 팔기 전 뱀 서식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바이어에게 공개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택 결함에 해당하는 사항을 공개하지 않고 숨길 경우 나중일지라도 법적인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 내에서 발견되는 해충은 ‘결함’(Defect)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셀러 공개 의무 사항에 포함된다. 흔히 알려진 터마이트, 쥐, 벌레 외에도 뱀도 해충으로 분류된다.
■ 지하실에서 전 주인 사망
해나 머피는 구입하려고 하는 주택이 왜 6개월간이나 팔리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팔리지 않았던 이유를 알게 된 것은 집을 구입하고 나서였다.
테네시 주 컬럼비아에 집을 장만한 머피는 전에 살던 여성이 지하실에서 숨진 사실을 주택 구입 하루 만에 알게 됐다.
숨진 여성의 딸과 안면이 있었던 머피의 친구가 머피가 새로 구입한 집에 방문해 전에 살던 여성이 지하실 계단을 헛디뎌 목이 부러지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이야기를 전해줬다. 사망 원인이 불길한 원인이 아니라고 판단한 머피와 남편은 전 주인 사망 사실에 크게 개의치 않고 구입한 주택에서 그냥 거주하기로 결정했다.
머피 부부와 달리 사람이 죽은 집에서 거주하는 것을 섬뜩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 발생한 사망 사실을 반드시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많은 주에서는 공개 의무에서 제외하고 있고 일부 주만 공개 의무 규정을 두고 있다. 공개 의무가 적용되는 주의 경우도 일정 기간 내에 발생한 사망 사실만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가주의 경우 최근 3년간 발생한 사망 사실만 공개 의무에 포함하고 있다.
■ 소원을 비는 우물
관광지에서나 볼 수 있는 ‘소원을 비는 우물’(Wishing Well)이 집안 어딘가에 있다면 얼마나 황당할까? 뉴욕 주 내로우스버그에 나온 집을 구입한 바네사 리브스가 집안에 소원을 비는 우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이사 후 몇 달이 지나서다.
주택 구입 전 집을 보러 왔을 때 지하실 한쪽에 ‘석고 보드’(Sheetrock) 벽이 세워진 것은 알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주택 구입 절차를 진행했다.
그런데 이사 뒤 수개월이 채 되지 않아 석고 보드 벽에 서서히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벽 뒤편의 우물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발견된 우물은 약 6피트 너비에 약 9피트 깊이로 우물에 고인 물은 매우 맑은 물처럼 보였다. 뜻하지 않게 우물까지 소유하게 된 리브스는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하지만 셀러가 우물의 존재를 알았다면 바이어에게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사항이었다. 셀러가 우물을 감추기 위해서 벽을 세웠는지 아니면 셀러도 우물의 존재를 몰랐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 하지만 우물은 바이어의 주택 구입 결정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항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공개 의무 사항에 해당된다.
■ 한때 마약 제조 공장이었던 집
한때 마약 제조 공장으로 사용된 집을 구입한 사례도 있다. 질 와이너가 뉴욕 주 캘리쿤 센터 지역에 구입한 농가에는 별채로 헛간이 딸려 있었다. 바로 이 헛간에서 심각한 범죄 기록이 발견된 것이다.
농가를 임대해 거주하던 세입자는 콜롬비아(국가) 출신으로 헛간을 코카인 제조 공장으로 사용했다가 ‘연방 수사국’(FBI)의 단속에 적발됐다.
가주에서 발송된 코카인 제조 물질 ‘에테르’(Ether)를 추적하던 FBI가 뉴욕 주 농가의 헛간이 수신 지역임을 확인하고 코카인 제조 공장을 급습했던 것이다. 전 세입자는 바로 길 건너편 주택을 헛간에서 제조한 코카인을 판매하는 장소로 활용하는 대담함까지 보였다고 한다.
범죄 기록 공개와 관련된 규정은 주별로 각각 다르다. 오리건 주의 경우 마약 제조처로 사용된 적이 있는 주택을 파는 경우 반드시 구체적인 범죄 기록을 공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가주 역시 메탐페타민과 같은 마약 제조에 관련된 주택의 경우 관련 사실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펜실베니아와 같은 주는 집에서 발생한 범죄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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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 최 객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