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나침판 같은 책

2019-03-19 (화) 나정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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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점점 어두워져 우리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그럴 때 한 권의 나침판 같은 책은 커다란 울림으로 다가 온다. 히브리 대학 역사학 교수인 유발 하라리의 저서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이라는 책이다.

그는 머지않은 장래에 인류에게 다가올 급속한 변화에 대한 경고로 시작한다. “생명기술과 정보기술 혁명은 수십 년 내에 탄력을 받아 인류는 지금까지 겪어 보지 못한 가장 힘든 시련에 직면하게 될 것이고 수십 억 인간들을 고용시장에서 몰아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도 우리는 가까운 대형 수퍼마켓에서 사람대신 기계가 계산해 주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한 걸음 더 나가 그는 “많은 성공한 국가들이 자연환경에서 많은 자원을 가져 오면서 엄청난 양의 쓰레기와 독성 물질을 쏟아 내 흙과 물과 대기의 성분까지 바꿔놓고 있다”고 개탄한다. 그의 개탄은 세계 지도자들에 대한 경고로 이어진다.


이 역사학자는 민족우월주의에 대한 경고도 잊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과 자기 민족만이 세계의 중심이며 자신들의 문화가 인류역사의 주축이라 믿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하고 “도덕과 예술, 영성, 창의성은 우리의 DNA에 각인된 인간 보편적인 능력이고 문화적 전통과 역사가 다를 뿐이다”라고 강조한다.

미래에 대한 전망은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 역사가가 오랜 관찰과 연구를 통해 던지는 경고들은 귀를 기울일만한 가치가 있다. 하라리의 저서를 읽으면서 오랜만에 책의 힘과 가치를 느낄 수 있었다.

<나정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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