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선씨, 2019 여름 페스티발서 '루살카'로 데뷰
사진 SF 오페라
유럽, 미국 등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인 지휘자 김은선씨<사진>가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의 2019 여름 페스티발에서 드보르작의 ‘루살카(Rusalka)’를 지휘한다. 6월16일부터 6월28일까지 공연되는 ‘루살카’에서는 소프라노 Rachel Willis-Sørensen이 타이틀 롤을 맡고, 테너 Brandon Jovanovich(왕자), 메조 소프라노 Jamie Barton(마녀)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김은선씨는 2017년 휴스턴 오페라의 개막 무대에서 베르디의 ‘ 춘희’를 지휘하며 미국 오페라계에 화려하게 데뷰한 바 있다.
김은선이 지휘하는 ‘루살카’는 체코의 작곡가 드보르작이 남긴 대표적인 오페라로서 슬라브 신화에서 내용을 따왔다. 아리아 ‘달의 노래’로도 널리 알져진 이 작품은 3막으로 된 작품으로서, 1901년 프라하에서 초연되었다. 인간을 물에 빠트려 죽게 만드는 물의 요정 루살카가 호수를 거닐 던 왕자와 사랑에 빠져 마녀가 준 약을 먹고 인간이 된다는 내용. 마녀는 루살카가 약을 먹고 인간이 될 수는 있지만 인간이 된 후 말을 할 수 없게 되며 왕자에게 배신당하면 두 명 모두 영원히 저주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왕자는 사냥 도중 루살카를 발견하고 그녀와 사랑에 빠지지만 이미 외국의 공주와 약혼하기로 한 상태로서 결국 왕자는 공주를 택한다. 마녀는 루살카가 구원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왕자를 죽이는 것이라면서 단검을 주지만 루살카는 이를 거부하고 결국 사람들을 물가로 유인해서 죽이는 저주받은 악령이 되고 만다.
SF 오페라에서 데뷰무대를 갖는 지휘자 김은선씨(39세)는 지난 2015년 스웨덴 스톡홀름 로열 오페라단에서 푸치니의 ‘나비부인’을 지휘했고 독일 드레스텐 젬퍼 오페라단에서 ‘라 보엠’, 그해 10월에 베를린 국립오페라단에서 베르디의 ‘가면무도회’를 지휘하는 등 유럽무대에서 각광받는 지휘자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연세대 작곡가, 연세대 대학원의 오케스트라 지휘과를 졸업한 김씨는 독일 슈투트카르트 음악대학 오페라 지휘 과정을 거쳐 2008년 지저스 포페즈 코보스 국제 오페라 지휘자 콩쿨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후 스페인 왕립오페라극장, 스페인 왕립음악학교에서 주빈 메타의 보조지휘자로 활약한 김씨는 2009년 독일의 ‘베토벤 페스티벌’에 초청을 받았고 이후 빈 폴크스 오퍼, 오스트리아 그라츠 극장, 독일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극장 등에서 오페라를 지휘하며 경력을 쌓아갔다.
학구파인 김 지휘자는 이번 샌프란시스코 오페라에서 지휘할 ‘루살카’에 대비해 체코어를 열심히 익히고 있다며 “그 나라 음악을 이해하려면 그 나라 말을 먼저 알아야 선율이 몸에 달라붙는다. 아침에 눈뜨면 5개국 신문을 탐독하고, 온종일 라디오를 듣는다”며 프랑스, 독일, 스페인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한 실력을 조선일보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억양과 말씨까지 원어민처럼 구사해야 마음이 놓인다”는 김 지휘자는 “세계 최고 악단을 지휘하고 싶은 욕심도, 명 지휘자가 되겠다는 목표도 없다. 같이 연주한 음악가들 사이에서 김은선과 함께하면 즐겁고 신난다란 말을 듣고 싶을 뿐”이라며 최선을 다하는 지휘자로서의 포부를 밝히고 있다.
김 지휘자는 올 11월 워싱턴 국립 오페라에서 모차르트의 ‘마술피리’로 동 오페라단의 데뷰 무대를 펼치며 내년2월에는 LA 오페라에서 도니제티의 ‘로베르토 데브뢰’(Roberto Devereux)를 통해 역시 동 오페라에서 데뷰 무대를 가질 예정이다.
<이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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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