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3.1독립운동 이렇게 본다

2019-02-28 (목) 박영남 광복회 미국서남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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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독립운동 이렇게 본다

박영남 광복회 미국서남부지회장

요즈음 3.1독립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이에 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3.1독립운동과 관련해 생각해봐야 할 점은 무엇일까. 우리 민족의 이 숭고한 운동을 어떻게 후세를 위한 자랑스러운 역사로 자리매김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면서 몇 가지 바람을 피력해본다.

첫째로 3.1운동이 미래지향적으로 승화되었으면 한다. 100년이 지난 지금 3.1독립운동이 과거를 추억하는 것을 넘어 미래를 향한 희망을 제시하는 역사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3.1독립운동이 대한민국의 탄생일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은 독립선언서를 발표한 1776년 7월4일을 독립기념일로 지키고 미국의 탄생일로 기억한다.

1919년 3월1일은 바로 그런 날이다. 다른 말로 하면 대한민국의 탄생일로 기억할 수 있는 날이다. 40일 후의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은 그것을 재확인시켜주는 결정적인 쐐기와 같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정부 수립과 초대대통령 취임은 1776년 이후 10여년이 지나서야 이루어졌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1776이라는 숫자에 의미를 부여한다.


1919년에 일어난 3.1독립운동은 우리의 현대사에 큰 의미를 던져주었다. 반만년의 긴 역사 속에서 이민족의 압제에 반대하여 전 국민이 들고일어나 독립을 외친 것은 처음이다. 33인의 민족 대표자들이 독립선언서를 만방에 공표한 날인만큼 그 날을 우리나라의 생일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의 탄생일로 이만한 날은 없다. 과거의 아픔을 딛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길 바라서이다.

둘째로 3.1독립운동의 세계사적인 뜻을 살려야 한다는 점이다. 3.1독립운동은 우리 민족 자체만의 운동으로 그치지 않았다. 두 달 후에 중국의 5.4운동의 도화선이 되었고 인도에서는 영국의 식민지에서 벗어나기 위한 간디의 아힘사 운동으로 이어졌다. 간디를 멘토로 여기던 마틴 루터 킹 목사는 미국의 민권운동을 주도했으며 그 결과 미국의 이민법이 개정되어 우리가 미국에 이민 오는 길이 열리게 되었다. 남아프리카의 만델라에게는 미국의 민권운동이 교과서가 되었다.

3.1독립운동이 일어났을 때 일본이 놀랐을 뿐만 아니라 중국을 뒤흔들었고 인도의 아시아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라빈드라나트 타고르는 감동했다. 그는 동아일보에 우리가 잘 아는 ‘동방의 등불’이라는 축시를 보내왔다. 기탄잘리라는 아름다운 시를 쓴 시성 타고르는 간디와 동시대를 살면서 평생 교류한 정신적 동지이다.

3.1독립운동은 아시아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고 감동과 동력을 준 독립운동이다. 그 정신은 끊임없이 재현되어야 하고 살려야한다. 미국사회는 물론이고 지구상의 어디서든 세계의 모든 지성은 인권을 말하고 그들은 주장한다.

한마디로, 3.1독립운동은 세계사의 맥락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존중 사상에 크나큰 영향을 미친 원류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평가하는 일에 무관심했고 소홀했다. 3.1독립운동은 우리의 자랑스러운 역사적 유산으로서 전혀 부족함이 없다. 우리 한인 1세와 후세들이 3.1독립운동 100주년을 자부심과 큰 기쁨으로 맞이해야 하는 이유이다.

<박영남 광복회 미국서남부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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