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총회 동성결혼 합법화 투표 “반대”결정
▶ 한인교회들 “환영” 안도 속 갈등 여전할 듯
연합감리교 특별총회에서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방침이 결정되자 동성애 상징인 ‘무지개’ 머플러를 두른 대의원들이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AP]
미국 대형교단인 연합감리교(UMC)가 동성애를 금지하는 기존의 방침을 유지하게 됐다.
연합감리교는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특별총회를 열고 동성결혼 합법화에 대한 찬반 논의를 벌였다. 그리고 총회 마지막 날인 26일 투표를 거쳐 동성애를 반대하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AP와 워싱턴포스트(WP), CNN, 폭스 뉴스 등 주류 언론도 연합감리교 총회 결과를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총회 이전까지 동성결혼을 허용하는 새로운 제안이 승인될 가능성이 우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예상을 뒤집는 투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또 이번 총회에서도 동성애 찬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려 교단내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감리교는 남침례교에 이어서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교단이어서 동성애 허용 문제를 놓고 이번 총회에 관심이 집중돼 왔다. 연합감리교는 지난 수년 동안 동성결혼에 대한 입장을 두고 논쟁을 지속해 왔다. 이미 미국장로교(PCUSA)와 성공회의 경우 동성애자도 목회자가 될 수 있도록 교단법을 개정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기존의 교단 헌법을 유지하자는 ‘전통적 플랜’(Traditional Plan)과 동성혼 금지 조항을 삭제하자는 ‘하나의 교회 플랜’(One Church Plan)을 놓고 대의원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대의원들은 '전통적 플랜'을 438(찬성) 대 384(반대)로 승인했다.
‘전통적 플랜’은 동성애, 동성 결혼 및 동성애자 성직 허용을 금지하는 교단의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동성애 반대 원칙을 강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하나의 교회 플랜'은 교리와 장정에서 동성애에 대한 배타적인 언어를 삭제하고 결혼의 정의를 '남자와 여자'에서 '두 사람'의 결합으로 변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동성애자에 대한 목사 안수와 교회의 동성결혼 집례 등을 개교회와 목회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연합감리교 한인교회들은 여러 차례 동성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총회에서 동성애를 허용하는 ‘하나의 교회 플랜’이 통과할 경우 일부 한인교회가 교단을 탈퇴할 가능성까지 제기돼 왔다.
연합감리교(UMC) 한인총회장 류재덕 목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한인교회들은 동성애를 반대하는 쪽을 지지하지만 교단 전체로 볼 때는 다양한 의견들과 지지그룹들이 존재하고 있다”며 “워낙 찬반대립이 첨예하게 대립해 투표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예측힌 바 있다. 또 류 회장은 “어떤 플랜이 통과되던 한인교회들은 교단에 남아 한 목소리를 내자는 것이 총회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인교회들이 가장 많이 밀집되어 있는 가주태평양연회의 한인교회협의회는 지난 11월 ‘2019년 2월 특별총회 이후 KUMC 미래를 위한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인목회강화협의회 사무총장 장학순 목사는 “특별총회는 재정, 교단장정 내용, 감독의 위치 등 교단의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목사는 “이번 특별총회는 동성애에 관한 교단의 입장을 정리하여 화합과 해결의 자리로 가는 게 아니라 결국은 교단 분열이란 갈등의 시발점이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
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