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만원, 정신감정 받아보라

2019-02-23 (토) 12:00:00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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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 전에 인터넷에서 지만원 연설을 한 시간 걸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들어본 적이 있었다. “북한에서 인민군 600명이 광주에 내려왔다.

인민군들은 빈손으로 왔다. 무기가 없다. 광주 근처에 있는 무기고를 습격했다. 칼빈총을 빼앗아 무장했다. 광주사태 때 191명이 사망했다. 이 중에서 166명이 민간인이고, 나머지 25명은 군경찰이었다. 조사를 해보니 민간인 166명 중에서 69%, 그러니까 133명이 칼빈총에 맞아죽었다. 그 당시 군인들은 M16총을 갖고 있었다.

광주시가 진압된 후, 인민군들은 지리산을 건너 태백산을 따라 이북으로 넘어갔다. 결론은, 김일성하고 김대중이가 합작해서 일으킨 광주 시민들의 폭동이다”라고 지만원은 주장했다.


도무지 조리가 없는,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최근 3명의 국회의원은 지만원이 옳다고 우겨댔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고, 또 “유공자는 세금 축내는 괴물”이라며 악담을 퍼부었다. 여기서 지만원의 말 하나하나를 따져보자.

첫째 인민군들이 민간복을 입고서 무기도 없이 광주에 왔다면, 이것은 간첩이지 인민군은 아니다. 둘째, 인민군이 광주시민을 죽였다면 군인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이들을 죽였단 말인가? 앞뒤가 들어맞지 않는, 말도 안 되는 소리이다.

셋째, 민간인이 총에 맞아 166명이나 죽었는데, 군경은 25명만 죽었다. 남한에 내려온 인민군이라면 북한에서 특수훈련을 받고 온 병사들일 텐데 고작 군경 25명밖에 못 죽였다고 한다면 북한에서 특수훈련을 받은 인민군이라고 볼 수가 없다.

넷째로 광주시민들이 “전두환 물러나라”고 소리치면서 데모를 했을 때, 데모대 동태를 파악하기 위해서 많은 중앙정보원들이 군중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도 중앙정보원들이 단 한명의 인민군도 잡아내지 못했단 말인가?

다섯째, 인민군 600명이 떼로 몰려와서 자유로이 남한 땅을 걸어 다닐 수 있다고 한다면 누가 믿겠는가. 한국의 반공태세가 이처럼 허술하다는 말인가? 정부에서 수차례 걸쳐서 철두철미하게 조사하고 또 조사해서 인민군 개입이 전혀 없었다고 여러 번 발표를 했다.

그런데도 아직까지 인민군 침투를 믿고 있다니! 그것도 일반인이 아닌 국회의원들이 믿고 있다니! 이만 저만 창피가 아니다.

지만원은 ‘망상질환’에 시달리고 있는 건 아닌지 정신감정을 한번 받아보도록 권한다.

<조성내 컬럼비아 의대 임상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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