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은행들 “이젠 자산 건전성에 공들일 때다”

2019-02-21 (목) 이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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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규제 가이드라인 강화,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비

▶ 성장보다 위험관리 집중, 관련 인력 충원 잇달아

한인은행들이 자산 건전성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부실대출 증가와 다가오는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신용분석, 내부감사, 위험관리 등 ‘백 오피스’로 불리우는 업무지원 인력 충원 또는 비용절감을 통한 은행의 영업효율성 증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뱅크오브호프, 한미은행, 퍼시픽시티뱅크, CBB 은행, 오픈뱅크 등 한인은행 웹사이트의 채용 페이지에 따르면 론오피서, 텔러, 뱅커 등 은행의 예금 및 대출과 직결된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 뿐만 아니라 신용분석, 대출심사, 위험관리, 내부감사 등 은행의 자산 건전성과 직결되는 업무를 담당할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처럼 예금 및 대출 확보전으로 치열한 론오피서 및 뱅커 모시기에 나섰던 한인은행들의 채용 패턴이 다양해진 것은 금융위기 이후 더욱 강화된 금융당국의 규제 가이드 라인과 다가오는 경기침체에 앞서 자산 건정성 개선으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인 은행들의 노력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한인은행들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12월31일 기준, 한인은행들의 부실대출 규모가 1억6,000만 달러에 육박하는 등 자산 건전성 확보가 더욱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마다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공격적인 성장보다는 균형잡힌 성장에 집중하는 것이 올 한해 은행들의 목표일 것”이라며 “특히 은행은 비즈니스 사이클을 많이 타기 때문에 대출 및 예금규모가 커지는 때일수록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CBB은행의 경우 은행의 내실을 다져 외부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해당 부서의 인력 충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CBB 조앤 김 행장은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성장보다는 위험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미은행은 지난 1월에 열린 2018년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자산 건전성 확보에 더욱 집중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지난 달 15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에서 금종국 CEO는 “과도한 예금유치 경쟁을 지향하고 성장 일변도를 탈피, 내년 대출 성장률도 5~7% 선에서 억제하며 완만한(moderate) 성장세를 유지함과 동시에 더 건전한 대출을 늘려나가는 방향으로 자산 건전성을 확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올 한해 한인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가이드라인보다 더 엄격한 자체기준을 적용, 상업용 부동산 감정, 대출심사, 신용평가 등 위험관리에 더욱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균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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