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고 인기 스포츠를 꼽으라면 단연 ‘풋볼’이다.
야구, 농구, 하키와 더불어 4대 스포츠 중 하나인 풋볼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는 프로풋볼(NFL), 그 다음은 대학풋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풋볼은 땅따먹기와 비슷하다. 공격팀은 점수를 내기 위해 공을 들고 계속 전진하려고 하며, 수비팀은 몸을 던져 공격팀이 전진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 무려 5,000개가 넘는 다양한 플레이를 구사할 수 있어 천재가 아니면 풋볼 감독이 못된다는 얘기도 있다.
경기 내내 격렬한 태클과 몸싸움이 이어지며, 거구들의 힘과 스피드가 돋보이는 박진감 넘치는 진행방식으로 서부 개척시대 정신이 배어있는 ‘가장 미국적인’ 스포츠로 불린다.
그렇다면 NFL의 인기는 어느 정도일까. 미국 시청률 조사업체 ‘스포츠 미디어 워치’에 따르면 지난 2017년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시청한 스포츠 이벤트 1~10위를 NFL 경기가 싹쓸이 했으며, 그해 2월 열린 NFL 챔피언 결정전 ‘수퍼보울’(Super Bowl)은 미국인구의 3분의 1인 1억1,300만명이 시청했다. 2016년 말 현재 NFL의 1년 방송중계권 수입은 72억달러에 달한다.
반면에 프로농구(NBA)는 27억달러, 프로야구(MLB)는 15억달러, 프로하키(NHL)는 2억달러, 프로축구(MLS)는 9,000만달러 등이다. NBA, MLB, NHL, MLS 등 다른 프로스포츠 중계권 수입을 모두 합쳐도 NFL의 62%밖에 되지 않는다.
수퍼보울은 단순한 스포츠 경기가 아닌 미국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 했으며 경제에 미치는 영향 또한 엄청나다. 워낙 많은 사람을 TV 앞에 붙잡아두기 때문에 올해 수퍼보울 중계 도중 방영될 30초짜리 광고 한편당 광고료는 작년보다 20만달러가 오른 52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학적인 비용에도 불구하고 광고 효과가 확실해 전 세계 기업들이 수퍼보울 광고를 따내기 위해 불꽃튀는 경쟁을 벌인다.
온라인 매체 ‘머니팁스’(MoneyTips)에 따르면 맥주, 피자, 닭날개, 유니폼, 모자 등 미국인들은 일인당 평균 81.17달러를 지난해 1월 수퍼보울 관련 비용으로 지출했다. 올해 수퍼보울과 관련된 총 지출액은 150억달러를 상회할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말한다.
수퍼보울을 직접 경기장에 가서 보려면 은행에서 융자를 얻어야 할 판이다. 올해 수퍼보울 평균 티켓가격은 5,000달러가 넘는다. 가장 싼 티켓이 4,000달러, 가장 비싼 티켓은 무려 20만달러라고 하니 서민들에게는 딴나라 얘기나 다름 없다.
이번 수퍼보울은 그 어느 해보다 LA 주민들의 관심이 높다. 35년만에 LA 팀인 램스가 결승에 진출해 같은 감독과 쿼터백이 무려 9번째 수퍼보울에 나서는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와 챔피언십 트로피를 놓고 격돌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가을 프로야구 월드시리즈에 이어 프로풋볼도 LA 대 보스턴의 왕좌다툼으로 압축돼 LA 주민들은 램스가 다저스의 패배를 설욕해 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다.
LA 지역 일부 한인업소들도 램스의 수퍼보울 진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LA 다운타운에서 스포츠 용품점을 운영하는 한인업주는 “램스의 수퍼보울 진출이 확정된 후 램스 용품 매출이 평소보다 3배 늘었다”며 “램스가 패트리어츠를 누르고 수퍼보울 챔피언에 오를 경우 LA 지역 경제효과는 엄청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빅 스크린 TV가 설치된 한인타운 카페, 식당, 피자집, 치킨집 등은 수퍼보울 당일 테이블 예약이 꽉 찼으며 많은 업소들이 다양한 수퍼보울 스페셜을 내걸고 수퍼 선데이에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풋볼팬들이 1년 내내 기다려온 대망의 제53회 수퍼보울은 오는 3일(일) 오후 3시30분(LA시간) 애틀랜타 머세데즈 벤츠 스테디엄에서 펼쳐진다. 이날 만큼은 미국 문화와 자본주의를 상징하는 수퍼보울의 매력에 푹 빠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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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훈 부국장·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