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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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둥이를 짝사랑한 여인의 비극을 섬세하게 묘사

2019-02-0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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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르는 여인의 편지’

▶ (Letter from an Unknown Woman·1948) ★★★★

바람둥이를 짝사랑한 여인의 비극을 섬세하게 묘사

리사는 자기의 정체를 모르는 플레이보이 스테판을 생을 다해 사랑한다.

짝사랑의 아픔을 그윽하고 아름답게 그린 가슴 저미는 영화로 원작은 오스트리아 작가 슈테판 즈바이크의 소설. 여인의 심리를 섬세하고 통찰력 있게 묘사한 비련영화의 극치로 흑백촬영이 눈부시다.

리사(조운 폰테인)가 죽음의 침상에서 짧은 생을 모두 바쳐 사랑한 스테판(루이 주르단)에게 보낸 편지를 스테판이 읽으면서 회상식으로 전개된다. 20세기 초 비엔나. 14세의 리사는 자기가 사는 아파트 이웃에 이사 온 멋쟁이 난봉꾼 피아니스트 스테판을 보고 첫 눈에 깊은 사랑에 빠진다. 리사는 아름답게 성장해서도 밤마다 길 건너에서 스테판의 아파트를 바라보면서 그를 사모한다.

스테판은 어느 날 길에서 만난 리사와 하룻밤을 지내 리사는 임신을 하나 스테판은 리사를 버린다. 리사는 후에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고도 스테판을 못 잊어 그를 찾아가나 스테판이 자기를 기억 못할 뿐 아니라 아직도 자기를 놀이대상으로 취급하는데 실망, 그의 곁을 떠난다.


그리고 병상에 누운 리사는 스테판에게 편지를 쓰고 숨진다. “나는 지금까지 당신을 사랑했고 고통과 희망 없는 그리움에 아팠습니다. 나는 당신을 늘 사랑했듯이 지금도 사랑합니다.”

사랑에 대한 갈망에 영육을 앓는 폰테인의 얼굴이 아름답고 애처롭기 짝이 없다. 그리고 스테판이 치는 리스트의 피아노곡 ‘비가’의 테마가 작품의 비극미를 더해준다. 감독 막스 오펄스. *1일 오후 6시 패사디나의 노턴 사이몬 뮤지엄(411 West Colorado Blvd.) 무료. (626)449-6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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