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5세에게 박수를

2019-01-21 (월) 12:00:00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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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년의 미주한인이민 역사에서 이민 1세들은 생소한 문화와 언어의 장벽을 헤쳐가며 자식들의 성공을 위해 땀 흘려 밤낮없이 일하여왔다.

그러나 본의 아니게 부모 손을 잡고 어린 나이에 이민 온 1.5세 자녀들은 문화 충격과 언어, 정체성의 혼란으로 인해 넘어야할 벽들이 높았던 것이 마음 아프다.

집 열쇠를 목에 걸고 학교에 가고 방과 후에는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와 숙제와 밥도 홀로 챙겨야하며 주말에는 부모 가게에서 일을 돕는 생활도 감수하곤 했다.


지인에게 갓 결혼한 외아들이 있는데 중학교 때 이민 온 1.5세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반듯하게 성장하여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지인은 손녀도 얻으며 행복한 노후를 보내고 있었다. 최근 이 지인이 심장에 위급한 문제가 있어서 수술하게 되었다. 갑자기 닥친 아버지의 병환으로 아들은 직장에 휴가를 내고 아내와 딸을 남겨두고 부모 집으로 들어왔다.

24시간 간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언어문제로 여차하면 아버지와 병원에 동행해야하기 때문이다.

한 달여를 극진히 보살피며 든든한 후견인이 되었던 아들은 최근에야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형제가 없는 외아들에게 엄청난 스트레스였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안타깝다.

우리 자녀들이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 시절에는 새로운 환경과 언어 적응이 힘든 이민생활을 하면서도 때때로 부모의 언어소통 역할이 되어 주었고, 이제는 장성하여 가정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내는 기특한 자녀로 성장했다.

1.5세와 2세들에게 힘찬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방무심 / 프리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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