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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정체성을 찾는 ‘우리’ 시리즈 ] 2. 다니엘 김 사범 ‘마인드 파워’ 태권도장

2019-01-17 (목) 이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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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권도를 통해 한인으로 정체성을 찾고 후배들에게 좋은 형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는 ‘우리’ 시리즈 ] 2. 다니엘 김 사범 ‘마인드 파워’ 태권도장
“세상에는 좋은 멘토 보다 나쁜 멘토가 더 많습니다”

인터뷰 내내 하얀이를 드러내며 웃던 마인드파워의 다니엘 김 사범은 짐짓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하와이에서 태어나 솔렉 지역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던 김 사범은 그 시절의 자신을 “세상에 혼자 서서 어디로 갈지 모르는 어린아이였다” 고 회상 했다.


김 사범은 흔히 말하는 ‘불량청소년’이었다. 동네 친구들,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며 남의 돈을 뺏기도 하고 물건을 훔치기도 하던 문제아였다.

김 사범은 “철없던 시절이라 치부하기에는 지금도 부끄러운 과거이지만 당시 제 주변에는 그런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이었고 무엇이 잘못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은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나 그는 ‘이소룡’을 닮고 싶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가라데라는 일본 무술을 시작했지만 그에게 큰 흥미를 주지 못했다. 어느 날 “너는 한국인인데 태권도를 해야지”라는 삼촌의 말에 홀리듯 태권도를 시작하게 됐고 태권도와의 만남 이후 그의 삶은 바뀌기 시작했다

태권도를 통해 드디어 김 사범의 정체성을 찾기 시작한 것. 그는 “왜 한국인은 태권도를 해야 하지? 하는 의문도 있었지만 한국 대표 무술인 태권도를 통한 정신 수양과 수련을 통해 인내와 규율, 예의 등을 배우며 한국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태권도를 배워가며 만나게 됐던 여러 태권도 스승들은 스포츠를 넘어 그의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줬다. 거침없는 성장세로 꾸준히 노력했던 그는 세계태권도본부인 한국의 국기원에서 태권도를 연마할 기회를 잡게 되고 마침내 미 태권도 국가 대표에까지 이르게 된다.

훈련의 혹독함을 기억하는 그는 그 과정 속에서 열정과 도전, 성취를 경험했다고 전한다.

하와이에 돌아온 그는 자신의 태권도 재능과 기예를 살려 첫 태권도 도장을 열고 태권도와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접목하여 180명의 관원들이 운동하는 큰 규모의 도장으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당시 자신의 도장에서 운동을 하던 스턴트맨들과 쌓은 인연을 계기로 김 사범은 스턴트맨으로 미 영화계에 진출했다.

운영 중이던 도장을 파트너에게 맡기고 스턴트맨으로 본격 활동하려던 계획은 그러나 쉽지 않았다. 결국 도장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도장을 믿고 맡겼던 파트너와의 분쟁으로 인해 도장을 포기하게 되는 아픔을 겪었다.

파트너와의 법적 분쟁을 포기한 그는 ‘프로 포커플레이어’의 길로 들어섰으나 경제적인 여유에도 불구하고 뭔가 공허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고..

“또 다시 내 인생의 진로를 찾기 위해 방황하던 시절 친하게 지내던 하와이 파이브 오 스턴트맨 한 명이 자신의 자녀에게 태권도를 가르쳐 달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 딸아이와 아이들에게 다시 태권도를 가르치게 됐는데, 다시 한번 태권도를 통해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길을 찾게 되었지요. 다름 아닌 내 이웃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야말로 공허한 내 마음을 단단하게 채워준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요”

그 이후 김 사범은 자신과 같이 정체성 혼란과 주위환경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게 좋은 형 같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찾는 ‘우리’ 시리즈 ] 2. 다니엘 김 사범 ‘마인드 파워’ 태권도장

김 사범이 운영하고 있는 마인드 파워 아카데미 유단자 원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 교육방식은 아이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 성취하게 만듭니다. 그 성취의 경험은 끊임없이 도전해야 하는 거친 세상을 이기는 좋은 경험이 됩니다.”

아이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던 많은 부모들의 도움으로 다시금 스턴트맨으로의 도전에 성공하게 된 김 사범은 하와이 파이브 오의 스턴트맨으로 활약하게 됐다.

김 사범은 아이들이 올바른 길을 갈 수 있도록 어른들이 먼저 올바른 모습을 보이며 좋은 멘토로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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