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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달러 넘는 주택, 업그레이드 해야 팔린다

2019-01-17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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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내 밝게해주는 접이식·이동식 유리벽 선호

▶ 높은 천장과 ‘퀄사이트’ 카운터 톱 등 인기

업계에 따르면 뒷마당으로 출입하는 벽면을 유리 문으로 통째로 꾸민 고급 주택이 잘 팔리는 편이다. [AP]

주택 경기 냉각에 대한 우려로 셀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내놓은 집에 특별한 결함도 없는데 팔리지 않으면 괜한 주택 경기 탓만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겉으로 보기엔 비슷한 매물이 나오자마자 팔렸다는 사인을 보면 주택 경기가 이유가 아님을 알게 된다. 주택 판매를 좌우하는 것은 경기 뿐만이 아니다. 주택 업그레이드가 적절히 실시된 매물은 주택 경기와 상관없이 잘 팔린다. 특히 최근 열기가 갑자기 식은 고급 주택 시장에서는 업그레이드 여부가 판매를 좌우할 때가 많다. 월스트리트 저널 부동산 섹션 ‘맨션’(Mansion)이 부동산 전문가, 주택 개발업자, 인테리어 디자이너로부터 잘 팔리는 고급 주택에는 꼭 있는 업그레이드에 대해서 알아봤다.

■업그레이드 있어야 팔린다

시카고의 한 부부는 최근 약 3,200 스퀘어피트 타운하우스를 내놓은지 단 40일 만에 약 175만달러의 가격에 팔았다. 당초 우려와 달리 짧은 매매 기간과 높은 매매 가격에 부부는 매우 만족스러워하고 있다. 주변의 비슷한 매물이 수개월째 팔리지 않는 것과 달리 부부의 집이 빨리 팔릴 수 있었던 것은 2014년에 실시한 업그레이드 덕분이다.


당시 부부는 약 3만 달러의 비용을 들여 ‘퀄사이트’(Quartzite·규암) 카운터 톱과 나무 마룻바닥 등을 새로 설치하고 거부감이 덜한 중간 톤 색상으로 인테리어를 깔끔히 교체했다. 리스팅 에이전트는 업그레이드가 실시된 뒤 부부의 뒤 집이 마치 모델 홈 분위기를 풍겼던 것이 단기간에 높은 가격을 받고 팔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100만달러가 넘는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업그레이드가 판매 성공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온라인 부동산 업체 리얼터 닷컴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고급 주택 매매는 2년래 가장 낮은 폭인 약 7%(전년 동기 대비) 상승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주택 시장에 나온 고가 주택 매물은 큰 폭으로 증가, 앞으로 고가 주택 판매는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하비어 비바스 리얼터 닷컴 디렉터는 “바이어들이 가치가 과대평가된 매물이 많다고 여기면서 안 팔리는 매물이 쌓이기 시작했다”라며 “바이어의 업그레이드 요구를 맞추지 못하면 고급 주택 판매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동식(접이식) 유리 벽

‘환한’(Bright), ‘빛이 잘 드는’(Light-Filled), ‘남향의’(Southern) 등의 단어에는 공통점이 있다. 리얼터 닷컴이 100만달러 이상 고가 주택 매물 약 4만 5,000채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가장 빨리 팔린 매물의 설명에 이들 단어들이 공통적으로 사용됐다. 모두 빛과 관련된 단어로 부동산 중개인이나 주택 건설 업자에게 이들 단어들은 ‘유리’(Glass)라는 한 단어로 요약된다.

베벌리힐스 소재 고급 주택 중개 업체 ‘디 에이전시’(The Agency)의 빌리 로즈 창업자는 “고객이 밝은 집을 이야기한다면 십중팔구 큰 유리나 실외로 통하는 미닫이식 유리 벽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신규 주택 시장에서도 뒷마당으로 향하는 벽면을 통째로 유리벽으로 꾸민 디자인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리벽면을 이동식 또는 접이식으로 열고 닫을 수 있어 뒷마당 출입이 가능하고 실내를 밝게 하는 효과도 준다.


고급 주택 건설업체 톨 브라더스가 뉴욕에 분양 중인 140만달러 이상 신규 주택 매물도 바로 이동식 유리 벽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톨브라더스측에 따르면 3분의 1이 넘는 구입자들이 유리 벽 옵션을 선택하고 있다. 콜렛 맥도날드 부동산 에이전트는 “유리 벽 설치가 부담스럽다면 기존 프렌치 도어라도 이동식 유리 문으로 교체해야 바이어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높은 천장

뉴욕 고급 콘도미니엄 시장에서는 13피트 높이의 높은 천장이 가장 ‘핫’한 주택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뉴욕뿐만 아니라 높은 천장을 선호하는 바이어들이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뉴욕 부동산 업체 더글라스 엘리맨의 존 고메즈 에이전트는 “매물을 보러 온 고객들이 매물의 크기를 묻기도 전에 ‘천장 높이’부터 묻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라며 높은 천장을 선호하는 추세를 설명했다. 높은 천장은 이른바 ‘하이 실링’(High Ceiling) ‘캐서더랄 실링’(Cathedral Ceiling),

‘볼티드 실링’(Vaulted Ceiling) 등으로 구분된다. 침실의 경우도 기존보다 높은 약 10피트 높이의 천장이 바이어들에게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 ‘퀄사이트’ 카운터 톱

카운터 톱 재료로 한동안 사랑을 받았던 ‘그래나이트’(Granite·화강암) 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대신 규암을 의미하는 ‘퀄사이트’(Quartzite)라고 불리는 재료를 사용한 카운터 톱이 주방 리모델링 업계에서 현재 대세다. 퀄사이트 역시 그래나이트와 같이 단단한 천연석이지만 그래나이트에 비해 윤기가 흐르고 ‘대리석’(Marble)보다 얼룩이 덜 지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퀄사이트 중에서도 흰색 또는 회색 계열이 주방 및 욕실 카운터 톱으로 최근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기존 그래나이트는 무늬가 너무 강렬한 탓에 ‘중성적인 맛’이 떨어져 최근 주방 실내 벽 리모델링 재료로 대세인 타일과 함께 설치할 경우 다소 혼잡한 느낌을 주는 것이 단점이다.

■ 버틀러 팬트리

바이어들의 주방에 대한 사랑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선호하는 주방 트렌드는 해마다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몇 해 전부터 등장한 ‘버틀러 팬트리’(Butler’s Pantry)가 최근 바이어들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식기나 식재료 저장 공간이었던 버틀러 팬트리는 하루아침에 갑자기 나타난 인테리어 개념은 아니다. 예전부터 주방과 다이닝 룸 중간에 위치, 평소 사용하지 않는 손님 접대용 식기나 각종 음식 재료를 보관하는 공간으로 사용됐다.

최근에는 버틀러 팬트리가 와인 저장용 냉장고, 아이스 메이커, 식기세척기까지 추가된 요리 준비 장소로도 바이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손님 접대를 위한 요리를 준비할 때 번거로운 준비 과정을 보여주지 않기 위한 공간으로 버틀러 팬트리가 제격이다. 리얼터 닷컴에 따르면 버틀러 팬트리를 갖춘 고급 매물의 판매 기간은 약 40~60일 정도 단축된 것으로 조사됐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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