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모들의 마약과의 전쟁

2019-01-12 (토) 한영국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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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를 하는 곳에서 학생들의 마약관련 교육을 받고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이를 어찌할 것인가? 부모들에게 자녀들을 보호할 능력이 남아 있기나 한 것일까?

미국 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의 39%는 음주, 23%는 마리화나, 18%는 담배라는, 소위 중독성 물질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이중 담배는 유일하게 그 사용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더해 새로운 트렌드도 생겼다. 처방전 없이도 쉬 구할 수 있는 감기약, 기침약 복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것인데 이 중에는 베나드릴, 수다페드, 타일레놀 PM, 애드빌 등이 포함된다.

자녀들의 마약 중독을 예방하려면 마약 사용 시 나타나는 증상을 알아두어야 한다. 대개 마약을 복용하면 말이 느려지고 잠을 많이 자거나 잠자는 패턴이 바뀐다. 밤에 깨어있고 낮에 자는 경우도 많다. 또한 눈이 충혈되거나 게슴츠레 해지기도 하고, 코를 훌쩍거리거나 콧물이 나기도 한다. 청결에도 소홀해지면서 행동도 예전 같지 않게 갑자기 변화한다.


기분도 잘 변해 짜증을 내거나 불평이 많다가도 갑자기 행복해하며 발랄해지기도 한다. 가족과 멀어지고, 이보다 더 나아가면 우울해지고 때로는 물건을 훔치는 일도 생긴다. 평소에 즐기던 스포츠나 과외활동, 취미 생활에도 흥미를 잃는다.

마리화나로 인해 최고조에 달하면 폭식을 하고 눈에 핏발이 서며 눈이 사시처럼 보이기도 한다. 입이 마르고 과다하게 웃거나 웃음이 조절이 안 된다. 건망증이 심해지고 지나치게 피곤해 하며, 신체 반응이 느리고 때로는 피해망상이나 섬망증을 보이기도 한다.
게을러지고, 동기유발이 안 되며, 우둔하게 행동한다. 신체나 머리, 옷에서 느글느글한 단내가 난다고 한다. (이런 피해사실을 고스란히 다 알면서도 마리화나를 합법화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뿐이다. 돈 때문에 아이들을 사지로 내쫓는 꼴이다.)

학생들이 혼자서 마약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고, 혼자서 사용할 경우에는 자살 위험이 높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마약으로 인한 사망사건이 급증하는데도 마리화나는 합법화 쪽으로 방향을 잡았고, 요즘에는 쫄깃쫄깃한 캔디 형태로 만든 마약까지 등장하고 있다니 상술까지 이 전쟁에 더해지면 무슨 결과가 나올지 두렵기만 하다.

<한영국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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