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경기침체 시작땐 은행 3곳 중 1곳 실적 하락”

2018-12-20 (목) 12:00:00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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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류 대형보다 커뮤니티 은행이 더 큰 손실, 부동산·SBA 론 등 일부에 의존율 높은 탓

▶ ■ 174개 상장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경기침체 시작땐 은행 3곳 중 1곳 실적 하락”
내년 미국 경제가 대다수 경제학자들이 예상하는 대로 침체 국면으로 들어갈 경우 부실대출 급등과 매출 감소 및 비용 증대 등으로 은행권의 3분의 1이 실적 하락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경우 주류 대형 은행보다는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작은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 등 한인은행, 중국계 은행인 이스트웨스트 뱅크와 캐세이 뱅크 등 주로 중소형 커뮤니티 은행이 더 큰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됐다. <도표 참조>

월가 금융전문 조사매체인 ‘피그 파트너스’가 17일 미국 내 시가총액 2억달러 이상의 상장 은행 174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3분의 1(33%)에 달하는 57개 은행이 내년 실적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인은행 중에서는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이 조사 대상에 포함됐으며 두 은행 모두 내년 실적 하락이 예상되는 57개 은행에 포함됐다.


구체적으로 이번 조사에서는 실적 하락을 가격 대비 유형장부가격(P-TBV) 하락률으로 산정했는데 내년 최대 180%까지 하락이 예상됐으며 조사 대상 은행의 하락률은 평균적으로 9%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뱅크 오브 호프의 경우 P-TBV가 20% 하락하고 한미은행의 경우는 40%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평균치를 훨씬 웃돌았다. 미국 양대 중국계 은행인 이스트웨스트 뱅크도 71%, 캐세이 뱅크도 20% 하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웰스파고와 시티뱅크 등 미국 4대 은행의 경우 최소한 내년에 예상되는 경치 침체 시나리오에서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상 유형장부가격은 기업이 순익을 내고 주가가 상승하면 증가하지만 기업이 손실을 내거나 순익이 급감하면 하락하게 된다.

피그 파트너스는 경기 침체가 닥치면 은행권이 가장 먼저 그 영향을 느끼게 된다며 구체적으로 ▲부실대출이 급등하면서 손실처리(NCO) 비용과 대손충당금 비용이 늘고 ▲이자와 비이자 수익 등 매출 감소로 순익이 급감하며 ▲순익 감소에 주가 하락까지 겹치며 유형장부가치와 주당순이익(EPS) 감소 등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피그 파트너스는 은행권이 2008년~2012년까지 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인 순익을 기록했지만 내년부터 금리 인상 및 경기침체의 이중고로 인해 금융권이 한층 힘든 시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커뮤니티 은행의 경우 대형 은행에 비해 수익원이 제한돼 있고 부동산 대출(CRE)과 SBA 론 등 일부 상품에 대한 의존율이 높아 경기침체에 더욱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한 한인은행 관계자는 “내년은 금리인상과 경기하락에 따른 여파가 금융권을 본격적으로 강타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부실대출 급증에 대비, 여신관리를 강화하고 경비를 절감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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