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유니티 은행, UBB에 인수합병 안팎
▶ 매각 가격 예상보다 낮고 고용승계도 불안, 내년 2분기 감독국·주주 승인 후 최종 성사
유니티 은행의 매각은 수년전부터 매각설이 끊임없이 나돌던 것을 감안할 때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유니티 은행은 그동안 ▲다른 은행에 비해 비교적 소극적인 마케팅 ▲대주주 이사들이 대부분 70대의 높은 연령 ▲일부 주주들의 적극적인 합병 의사 개진 등으로 매입은행을 물색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은행 주식의 27%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 오용 이사장이 76세이고, 지분 14%와 지분 8%를 보유한 2, 3대 주주인 현상웅 이사와 노명호 이사가 각각 75세로 비교적 고령인데다 이사진의 지분비율이 과반을 넘는 60%에 달해 이사진만 결정하면 언제든지 합병 또는 매각을 일사천리로 진행할 수 있었다.
지난 2001년 12월 출범, 올해로 창립 17주년을 맞은 유니티 은행은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자산규모 3억4,312만달러에, 지점도 불과 3개로 다른 한인은행에 비해 성장률이 뒤떨어진 상태다.
인수가는 유니티 은행의 주식을 주당 3.99달러로 평가, 인수가는 약 6,390만달러 규모이며 장부가의 1.42배다. 최근 주류 인수합병이 장부가의 1.25배에서 많게는 1.75배까지 진행된 점, 또 유니티 은행의 주가가 지난 7일까지 3.71달러에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그렇게 높지 않다는 평가다.
한편 유니티 은행이 자산 14억달러 규모의 비교적 소규모 은행인 유나이티드 비즈니스 뱅크에 매각된 것에 대해 한인은행권 관계자는 의외라는 지적이다.
그동안 퍼시픽 시티뱅크를 비롯 CBB 은행이 자천타천으로 인수합병을 주선해왔고 US 메트로 은행의 경우 지난해 이번 인수가와 맞먹는 100% 현금 오퍼까지 제시하며 유니티 은행 인수를 적극 타진했지만 유니티 은행 이사진은 “한때 우리보다 자산규모가 더 작고 출범도 5년이나 늦은 US 메트로 은행에 인수당하는 것은 자존심 차원에서 용납할 수 없다”며 구체적인 협상조차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소식에 대해 한인사회 일각에서 한인 투자자와 한인 고객의 성원으로 성장한 유니티 은행이 특별한 의미없이 소규모 주류은행에 넘어간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이사진에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매각소식을 접한 직원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직원은 “개인을 희생하며 일한 은행이 미국은행에 매각돼 허탈할 뿐”이라며 “왜 한인은행이 아닌 외국은행에 매각됐는지 묻고싶다”고 말했다. 유나이티드 비즈니스 뱅크는 유니티 은행의 영업과 직원을 대다수 승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유니티 은행 직원 상당수는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유나이티드 비즈니스 뱅크는 지난 2004년 출범 이후 무려 여섯 번의 소형은행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키며 은행을 성장시켜온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미 서부지역을 중심으로 22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대다수가 북가주와 뉴멕시코, 워싱턴주에 집중돼 있어 남가주 시장 진출을 적극 모색하고 있었던 UBB와 지점망이 겹치지 않은 유니티 은행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신속한 인수합병에 합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2분기 감독국 승인과 유니티 은행 주주의 승인을 거쳐 인수합병이 완료되면 유니티 은행은 은행 간판을 내리고 UBB 은행에 합병되게 된다.
한편 이번 인수합병은 감독국 승인 절차는 물론 유니티 은행 주주들의 승인이 남아있다.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인수 성사에 큰 걸림돌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그동안 주류와 한인 은행권에서 여러차례 인수합병이 막판에 무산된 점을 상기시키면서 내년 2분기 최종 인수합병이 완료될 때까지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한미은행은 지난 5월 텍사스주에 본점을 둔 중국계 은행인 ‘사우스웨스턴 내셔널 뱅크’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하고도 주주들의 승인을 받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고 현재 양사 간 소송이 진행 중이다. 또 뱅크 오브 호프도 2017년 1월 워싱턴 주에 본점을 둔 한인은행인 유니은행의 인수계약을 체결하고도 감독국 승인을 받지 못해 인수를 완료하지 못한 전례가 있다. 이같은 점을 의식한 듯 이번 인수계약서에도 UBB와 유니티는 계약을 상호 파기할 권리를 갖고 있으며 유니티 은행은 인수가 무산될 경우 200만달러 중도해약금을 받는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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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