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마 홍양이 YCFL이 주최하는 위안부 피해자 추모를 위한 시와 그림 공모전 포스터를 들어보이고 있다.
영화‘귀향’ 통해 인권 문제 등 관심…인생의 방향 세워
YCFL 결성, ‘위안부 기림비’건립안 타운의회 승인 결실
학교 축구팀 미드필더·커뮤니케이션 오피서 활동 등 다재다능
뉴욕 메리마운트 고등학교 11학년인 젬마 홍(한국명 혜지)양은 인권 변호사가 되는 것이 꿈이다.
어려서부터 글쓰기를 좋아하던 소녀였던 홍양은 2년 전인 2016년 초 위안부 피해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을 본 것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인권 변호사가 되겠다는 희망을 키워가기 시작했다.
홍양은 “중학교 졸업을 앞두고 평소 친하게 지내던 동네 또래 친구, 언니, 오빠들과 ‘귀향’ 영화를 보게 됐다”며 “위안부 피해자를 다룬 영화를 보고 너무 슬펐고 인권 문제에 진지한 마음을 갖게 됐다. 이 영화를 통해 내 인생의 방향이 세워졌다”고 말했다.
2016년 봄 홍양은 함께 영화를 본 친구들과 함께 청소년 그룹인 ‘유스 카운슬 오브 포트리(YCFL)’을 결성했다. 그리고 첫 번째 목표로 뉴저지 포트리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를 세우는 것을 삼았다.
YCFL은 2016년 6월 포트리 위안부 기림비 건립 계획을 처음 발표했다. 홍양은 다른 멤버들과 함께 2주마다 모여 기림비 건립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민했다. 그 노력은 결국 결실을 맺어 2017년 12월 포트리 타운의회는 YCFL의 위안부 기림비 건립안을 공식 승인했다.
현재 YCFL 부회장을 맡고 있는 홍양은 “타운의회 회의에 직접 참석해 시장과 시의원들을 향해 위안부 기림비 건립의 필요성을 설득했다”며 “이를 통해 지방자치제도가 어떻게 동작하는 지를 배웠다. 학교에서는 배울 수 없는 너무나 값진 경험이 신나고 즐거웠다”고 말했다.
위안부 이슈를 계기로 홍양은 다양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홍양은 “인종차별과 성폭력,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 문제에도 흥미가 생겼다. 이들 문제에 대해 내 생각을 정리한 글도 쓰고, 아빠와도 토론을 종종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에서도 홍양은 친구들과 인권 문제에 대해 토론하길 즐겨한다. 올 가을학기에는 여성 문제를 다루는 교내 클럽 ‘우먼 인 아우어 월드(W.O.W)’에서 커뮤니케이션 오피서를 맡기도 했다.
지난 10월에 맨하탄에서 펼쳐진 코리안퍼레이드도 홍양에게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홍양은 퍼레이드에서 위안부 소녀를 형상화 한 ‘평화의 소녀상’을 끌며 맨하탄을 찾은 전 세계인들에게 위안부 이슈를 통한 여성 인권의 중요성을 전했다.
“소녀상을 보고 셀 수 없이 많은 타민족들이 큰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했어요. 위안부 이슈의 중요성을 맨하탄 한복판에서 수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었던 경험은 정말 뿌듯했습니다.”
인권 변호사를 꿈꾸는 만큼 홍양은 학업에도 열심이다. 9학년과 10학년 때 모두 우등상을 받을 만큼 학업 성적이 뛰어나다. 지난해와 올해 여름방학에는 각각 조지타운대 퍼블릭 스피킹 여름 프로그램과 하버드대 사회도덕 이슈 에세이 프로그램에 두 달씩 참여하는 등 자신의 미래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또 학교 축구 대표팀에서 주전 미드필더로 활약하는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보이고 있다.
홍양은 “쉽지 않은 목표지만 인권 변호사라는 꿈을 이뤄 한인 등 소수계를 도울 수 있다면 너무나 기쁠 것”며 “이를 위해 즐거운 마음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양은 홍은주 포트리한인회 회장과 홍유석씨 부부의 1남1녀 중 차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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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한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