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프로젝트 공부하고 계약은 최대한 자세하게

2018-11-22 (목)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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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오너가 원하는대로 컨트랙터 움직이는 방법

▶ 컨트랙터와 회의할 땐 배우자도 꼭 동참 필요, 매일 일지 쓰도록 조치하고 사진 많이 찍도록

프로젝트 공부하고 계약은 최대한 자세하게

컨트랙터에게 일을 맡기기에 앞서 홈오너 본인이 해당 프로젝트의 이모저모를 공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AP]

항상 그려왔던 집을 드디어 구입했고 이제 컨트랙터를 고용해 원하는 리모델링을 시작했다. 첫 번째 주 컨트랙터가 진행한 작업은 훌륭했고 스케줄도 잘 지켜졌다. 그런데 이후 지각하는 경우가 늘더니 어느 날은 나타나지도 않았다. 하는 말도 제대로 듣지 않고 절차나 원칙 등을 무시하는 경우도 보였다. 이미 상당한 돈이 들어간 후로 되돌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만약 관계 회복은 물론 들어간 돈도 포기하지 않고 구하고 싶다면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음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컨트랙터, 디자이너, 리모델러 등에게 동기 부여를 해 홈오너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는 비법들을 소개한다.

■해당 프로젝트를 공부하라

유튜브, HGTV, 매거진 등을 통해 홈 오너들의 리모델링에 대한 지식도 늘어났다.


디스커버리 채널의 진행자로서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크리스토퍼 로웰은 컨트랙터 인터뷰를 하기 전에 하려고 하는 프로젝트에 관한한 전문가가 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웰은 “프로젝트에 대해 상의하면서 올바른 전문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며 “컨트랙터는 이런 홈 오너를 보면서 진지하다는 인상을 받게 되고 작업 전반을 꿰뚫어 볼 것으로 여기게 된다”고 말했다.

홈오너가 직접 작업을 할 줄은 몰라도 열심히 공부를 해서 어떤 작업들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아야만 컨트랙터가 정확히 프로젝트를 이해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있게 된다. 로웰은 “그들에게 많이 아는 것처럼 보여야 더 나은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

동시에 홈 오너가 중심적인 역할을 차지하려면 ‘더 솔직할수록 더 많은 문제를 함께 해결할 수 있다’는 태도를 컨트랙터에게 보여줘야 한다.

■계약은 최대한 자세하게

입찰서나 계약서에는 컨트랙터가 정확히 어떤 작업들을 하게 될지 적시되는데 생겨나는 모든 변화들은 물론이고 사용되는 자재의 브랜드까지도 명기된다.

즉, 계약서는 매우 자세하게 작성해서 바뀔 여지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전국리모델링협회(NARI)의 마이클 하이덱 전 회장은 강조했다.


만약 다른 자재가 사용되거나, 약속되지 않은 작업이 이뤄지거나 또는 그 반대이거나, 협의한 자재보다 많은 것이 주문된 사실 등을 알게 된다고 해도 이미 서명한 계약서가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다른 결정권자도 포함해야

결혼을 했거나 함께 사는 사람이 있다면 컨트랙터와 논의 과정에 동참시켜서 컨트랙터로 하여금 결정권자가 더 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해야 한다.

집에 있는 동거인이나 가족은 언제 대형 망치를 가진 작업자들이 집에 들어와 어떤 작업을 하는지 미리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한 사람이 없을 때는 다른 사람이 작업 진행 과정 등에 대한 내용을 듣고 서로 공유할 수 있다.

로웰은 “만약 당신이 하루 종일 집에 있는데 프로젝트 상의에서 배제된다면 컨트랙터는 당신을 무시할 것이고 당신은 짜증이 날 것”이라며 “뒤늦게라도 상황을 바로 잡으려면 다른 파트너가 악역을 맡아 당신을 존중하도록 컨트랙터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일 리포트를 작성토록 하라

최악의 컨트랙터를 고용했더라도 처음부터 일지를 작성토록 해야 한다. 컨트랙터로부터 매일 리포트를 이메일로 받도록 미리 약속해 두면 나중에 이를 근거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만약 컨트랙터가 보고서 쓰는 타입이 아니라면 오히려 홈 오너 쪽에서 정해진 날짜를 명기하고 사용한 자재, 설치된 구조물과 행해진 작업들을 적어서 컨트랙터에게 보낼 수도 있다. 컨트랙터로부터 확인을 받아 두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TV쇼 ‘디스 올드 하우스’(This Old House)의 진행자인 노엄 에이브람은 “가장 중요한 것은 모든 것과 관련된 서류를 보관하는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나중에 곤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진을 찍어야

최근 다녀온 휴가처럼 많은 사진을 찍어야 한다. 이정표가 될 만한 순간들은 물론이고 어떤 자재들이 쓰였는지 근접 촬영도 해야 하고, 작업된 부분 중 마음에 들거나 또는 컨트랙터가 너무 작업을 깔끔해서 해서 나중에 추천을 하기 위해 기록용으로 남겨 두고 싶은 부분까지 최대한 많은 촬영을 해두는 것이 좋다. 또 반대로 문제가 될지 모르는 부분 등도 기록으로 남겨 둬야 나중을 대비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사진을 찍은 날짜가 나오도록 해야 하고 날짜 순서로 보관하면 된다. 로웰은 “특히 문제로 지적된 부분은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둬야 한다”며 “이와 함께 전반적인 작업 과정을 촬영해 두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잘못된 자재가 쓰이거나 잘못된 작업이 이뤄진다고 한다면 이를 기록으로 남겨 둬야 컨트랙터도 그 사실을 알고 주의하거나 이후에 제대로 된 작업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관련 업계 프로페셔널들이 수년 동안 사용해 온 전략이다. 로웰은 “우리 디자이너들이 특히 처음 함께 일을 해보는 컨트랙터와 협업하는 방법으로 사진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를 지적하는데 뜸을 들이지 말라

많은 홈오너들이 자기들끼리 또는 지인들에게 수없이 많은 불평을 늘어놓지만 사실 그 불평을 단번에 해결해줄 한 사람에게는 말하길 꺼리는 경우가 많다.

ABC 텔레비전의 ‘익스트림 메이크오버: 홈 에디션’(Extreme Makeover: Home Edition)에 출연했던 빌딩 디자이너 폴 디미오는 “옆집 사람과 백번을 떠들어도 나아질 건 없다”며 “불평과 근심이 있다면 컨트랙터와 상의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드미오는 문제들이 발견되는 즉시 뜸을 들이지 말고 컨트랙터에게 이야기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기다리지 마라. 즉각 행동을 취하라”며 “만약 문제가 발생한 지 7일만에 발견을 했는데 뜸만 들인다면 40일이 지난 뒤에는 얼마나 더 상황이 나빠지겠냐”고 말했다.

로웰도 동의하며 특히 일꾼들이 그날그날 일하고 떠난 뒤에 청소를 제대로 해놓지 않았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 이틀 치우지 않고 일주일이 지나면 보통 일이 아니게 된다”며 “만약 작업 현장이 더럽다면 이미 곤란한 상황에 빠졌다고 봐야 옳다”고 말했다.

■어려운 대화 중에도 냉정함 잃지 말아야

컨트랙터나 작업과 관련해서 문제가 생긴다면 논쟁하거나 소리 지르지 말고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디미오는 “감정을 자제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모두가 소리를 지르면 아무도 듣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특히 대화를 하려고 해도 작업 현장에서 하거나, 다른 인부들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하길 권한다.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도 이뤄져야 한다. 항상 대화하고 이메일 교환을 해야 한다. 하이덱 전 회장은 “대개 문제가 발생하는 조건을 살펴 보면 커뮤니케이션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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