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블루웨이브’ 돌풍·반트럼프 악재에 무너져…영 김 낙선 분석과 과제

2018-11-20 (화) 12:00:00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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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거지 OC서 앞섰으나 LA 지역 민주당 몰표

▶ 전국무대서도 통하는 차세대 리더 키워내야

20년 넘게 지역구에 봉사하며 착실히 준비해왔던 첫 한인 여성 정치인의 연방의회 입성의 꿈은 결국 막판 우편투표로 드러난 민주당의 ‘블루 웨이브’ 돌풍과 반 트럼프 정서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연방하원 캘리포니아 39지구에서 선전을 펼치며 피말리는 추가 개표 드라마 끝에 민주당의 길 시스네로스 후보에게 석패한 영 김 후보의 낙선은 한인 정치력 신장의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는 계기를 간발의 차이로 놓쳤다는 점에서 한인사회에 큰 아쉬움을 남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진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 소속인 영 김 후보는 탄탄한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사실상 선전을 펼쳤으나, 공화당의 아성이던 오렌지카운티에서조차 7개의 민주당이 연방하원 의석을 싹쓸이한 결과에서 나타난 ‘블루 웨이브’를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지난 18일까지 개표 결과 영 김 후보는 시스네로스 후보에 불과 3,500여 표차로 뒤진 채 낙선의 결과물을 받아들여야 했다. 이는 39지구 전체 유권자수의 1% 정도에 불과한 표차로, 이는 영 김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바람의 강세 속에 선전을 펼쳤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영 김 후보는 선거 당일 투표소 투표함에 대한 개표가 100% 완료된 상황에서 3,879표 차이로 앞서 당선이 유력해 보였지만, 그러나 우편투표 및 임시투표지들의 미개표 분에 대한 개표가 계속 진행될수록 그 격차가 줄어들면서 결국 역전을 허용해 끝내 연방의회 입성이 좌절됐다.

LA타임스는 영 김 후보 본인이 아시아계 이민자 여성으로서 아시안 유권자들이 많은 39지구에서 다른 공화당 출마자들과는 달리 유권자들의 표심에 어필할 조건을 갖추고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결성을 지워내지 못해 이번 중간선거에서 불어닥친 거센 반 트럼프 바람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20년 넘게 39지구에서 보좌관으로 일하며 커뮤니티를 가장 잘 아는 출마자였던 영 김 후보는 오렌지카운티 지역에서는 지난 18일까지의 개표 결과 4,000여 표를 앞서며 선전했지만, LA 카운티 지역에서 7,700여 표를 뒤지며 상대적으로 민주당 성향이 강한 지역의 표심 공략에 약점이 표출되는 결과를 보여줬다.

또 이번 선거에서는 선거 규정 변경으로 우편투표를 한 유권자들이 크게 늘어났는데, 이로 인해 공화당 성향의 중 장년층 유권자들은 대부분 미리 우편투표를 마친 반면 민주당을 선호하는 젊은층 유권자들이 선거 막판에 우편투표를 하는 경향이 있어 미개표분에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의 표가 더 많이 반영돼 투표가 진행될수록 공화당 후보들에게 불리하게 된 점도 영 김 후보의 발목을 잡았다.

한편 이번 중간선거에서 아쉬운 결과를 낸 영 김 후보와는 달리 미 동부 지역에서 연방의회 입성에 성공한 앤디 김 당선자의 성공 사례는 향후 한인 정치력 신장을 위해 한인 차세대 정계 인재들을 어떻게 발굴하고 육성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줬다는 분석이다.

뉴저지주 연방하원 3선거구에서 현역 공화당 의원을 꺾고 김창준 전 의원 이후 한인으로는 20년 만에 처음으로 연방의회에 진출하게 된 앤디 김 당선자는 명문대를 나와 로즈 장학생으로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연방 국무부와 백악관에서 요직을 맡는 등 공직 분야에서 엘리트 코스를 거쳐왔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인사회가 앤디 김 당선자와 같은 젊은 정치 엘리트 겸 유망주들을 적극 발굴해 조직적인 후원을 통해 전국 무대에서도 통하는 차세대 정치인으로 키워내야 할 필요성도 강조되고 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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