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청소년 자살 증가 비상

2018-11-17 (토)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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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10대 18명 자살 진학 고민 등 우울증 10% “자살 시도경험”

10대 청소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이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한 범사회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청소년들을 포함한 자녀들의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대한 연구와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Kidsdata.org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샌디에고 카운티 경우 2017년 한 해 동안 모두 457명이 자살을 했으며 이 중 18명이 10대 청소년들이었다.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에서 인구 10만 명당 7.9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대 청소년들의 자살 연령을 살펴보면 15~24세가 가장 많았다.


샌디에고 청소년 서비스(SDUS, SD Youth Service)의 헤타 가리스 정신과 전문의는 “7학년부터 12학년까지에 해당하는 청소년들이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 증세를 보이면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샌디에고 자살예방위원회(San Diego Suicide Prevention Council)의 스탠 콜린스 자살 예방 전문가는 “카운티에서 매해 15~20%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10%가 실질적으로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10대 학생들이 자살에 대한 유혹을 느끼는 것은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그 중 가장 심각한 것은 ‘우울증’ 때문이다.

Kidsdata.org가 2013~15년까지 3년 동안 카운티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감정 상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0%가 우울증을 매우 심각하게 느끼고 있으며, 37.1%는 우울증세가 있다고 느끼는 상태라고 응답했다.

10대 청소년들이 우울증을 겪는 이유는 진학과 미래에 대한 고민이 가장 많았다.

가리스 정신과 전문의는 “유년기에 겪는 우울증은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감정적 우울증은 전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전제한 후 “학업성적이 떨어지거나 미래에 대한 불안, 가족이나 학교 등에서 의사소통 부재 등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의사이자 철학자인 윌리엄 제임스는 자존감의 상처가 우울증으로 이어지고 자살에 이르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자신의 성 정체성과도 연관이 있다.


Kidsdata.org의 통계에 의하면 전체 조사 대상자의 절반이 약간 넘는 51.1%가 자신이 동성애자로서 자살을 심각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10대 자살건수를 보면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지난 2015년도에 통계를 보면 남성이 43명으로 여성(14명)보다 많았다.

10대 학생들의 자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정부와 학교 차원에서 깊은 관심이 절실하다.

자살예방위원회 콜린스 위원은 “젊은 청소년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충동을 겪고 있다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지난해부터 7학년부터 12학년까지 자살예방정책(AB 2246)을 시행하고 있다.

AB 2246에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들에 대해 자격증을 소지한 가이드가 구체적인 관심을 갖고 돌보아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정책이 말하는 고위험군 학생은 다음과 같다.

▷장애 및 정신질환, 약물사용 경험이 있는 청소년 ▷노숙자 또는 보호시설과 같은 곳에서 기숙한 경험을 지닌 청소년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터와 같은 성 정체성을 겪는 청소년 ▷자살을 한 가족이 있는 청소년 등이다.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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