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 중·러와 전쟁 땐 패배할 지도 모른다”

2018-11-16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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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의회 보고서 경고

미국이 국가안보와 군사 부문에서 위기를 맞고 있으며 러시아나 중국을 상대로 한 전쟁이 벌어진다면 패배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는 의회 보고서가 14일 발표됐다.

의회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8 국방전략을 발표하자 안보, 국방 분야의 전직 고관 10여명으로 구성된 초당파적 패널인 국방전략위원회에 검토 작업을 위촉한 바 있고 이 보고서는 그 결과물이다.

AFP통신에 따르면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미군의 예산이 삭감되고 군사적 우위는 축소되는 반면에 중국, 러시아 같은 권위주의적 국가들은 미국의 군사력을 상쇄할 목적으로 전력 증강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금세기에 들어 대게릴라 작전에 역점을 둔 것이 미사일 방어와 사이버 및 우주, 대잠수함 전쟁 등의 부문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이 검토 작업에 참여한 위원들의 지적이었다.

그러면서 미국의 군사적 우위가 퇴색한 것은 지난 2011년에 시행된 예산통제조치를 포함해 공화, 민주 양당에서 비롯된 “정치적 역기능과 결정들” 때문이었다고 비판하고 “이런 추세들의 수렴이 미국에 국가안보 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방전략 백서에 대해 위원회는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보지만 “의문스러운 가정과 취약한 분석에 의존하는 사례가 너무나 빈번했다”고 꼬집었다.

보고서에는 “미군이 추후의 분쟁에서 용납할 수 없는 고도의 인명피해를 입거나 주요 자산을 상실할 수도 있다”거나 “중국이나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전쟁이 벌어지면 힘겹게 승리하거나 패전할지도 모른다”는 경고가 포함돼 있다.

특히 “미군이 2개 이상의 전선에서 동시에 전쟁을 수행할 수 밖에 없게 된다면 제압당할 리스크를 안고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는 매년 국방예산의 3-5% 증액을 포함한 일련의 건의안도 담겨 있다.

보고서는 이어 중국은 이미 ‘제2열도선’(second island chain) 안의 육상, 해상, 공중 및 정보전 영역에서 미국과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며 중국은 2035년이면 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과 경쟁에 나설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열도선은 미국의 전략 방어선으로 ‘제1열도선’과 ‘제2열도선’으로 나뉜다.

‘제1열도선’은 일본 오키나와에서 필리핀, 대만을 잇는 선이며 ‘제2열도선’은 오가사와라(영어권에서는 보닌) 제도에서 마리아나 제도, 캐롤라인 제도를 잇는다.

보고서는 시 주석 집권 이후 중국이 군사 현대화를 가속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중국 군사력은 포스트 냉전 시대 역내에서 지속적인 군사적 우위를 지키려는 미국에 중대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보고서는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 등지에서 실제로 미국과 중국 간의 군사적 긴장이 크게 고조된 가운데 나왔다.

중국은 압도적 군사력을 바탕으로 이웃 나라들과의 분쟁 수역인 남중국해를 독식하려 하고,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 집권 이후 대만을 향한 군사적 압력을 높여가고 있다.

이에 미국은 ‘항행의 자유’를 명분으로 내걸고 최첨단 이지스 함정을 남중국해와 대만 해협에 투입하는 사실상의 무력시위로 대응하면서 미중 양측 간 우발적 충돌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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