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류현진, 다저스를 월드시리즈에 올릴까

2018-10-19 (금)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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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5시30분, TV- FS1…오늘 밀러팍에서 밀워키와 NLCS 6차전 ‘운명의 출격’

▶ 6일전 2차전 경험 보약될 듯…마일리에 복수전 노려

류현진, 다저스를 월드시리즈에 올릴까

지난 12일 밀러팍에서 펼쳐진 시리즈 2차전에서 공을 뿌리고 있는 류현진. 류현진은 19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지는 6차전에서‘2차전 빚 갚기’에 나선다. [AP]

류현진(LA 다저스)이 올 시즌은 물론 어쩌면 자신의 메이저리그 커리어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가 될 운명적인 출격에 나선다.

류현진은 19일 오후 5시39분(LA시간)부터 밀워키 밀러팍에서 펼쳐지는 다저스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6차전 원정경기에 다저스 선발로 등판한다. 시리즈 5차전까지 3승2패로 앞서 있는 다저스는 이날 경기에서 승리하면 4승2패로 시리즈를 끝내고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월드시리즈에 진출한다. 하지만 패한다면 다음 날 적지에서 말 그대로 ‘사활이 걸린’ 벼랑 끝 7차전에 나서야 한다.

이번 시리즈 내내 보여준 밀워키의 끈질긴 팀 컬러와 밀러팍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감안하면 다저스가 6차전을 져서 승부가 최종 7차전으로 갈 경우 분위기상 홈팀인 밀워키의 우세를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7차전에서 다저스 선발로 등판하는 우완투수 워커 뷸러가 차세대 에이스로 평가되는 뛰어난 재능을 갖춘 선수지만 아직 루키로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고 특히 이번 포스트시즌 원정경기에서 잘 던지다가 한 순간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기에 다저스 입장에서 7차전은 낙관하기 힘들다. 사실상 6차전을 최종전으로 생각하고 여기서 승부를 끝낸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힘겨운 원정경기인데다 이미 벼랑 끝에 몰린 밀워키가 남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맞설 것이기에 류현진과 다저스는 험난한 한판승부를 각오해야 한다.


비록 힘든 경기지만 한 가지 류현진에게 힘이 되는 것은 그가 6일전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치러봤다는 사실이다. 지난 13일 밀러팍에서 벌어진 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은 비록 5회말에 솔로홈런 포함, 3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으로 강판됐으나 4회까지는 밀워키 타선을 3안타 무실점으로 막는 안정된 호투를 했다. 지능적으로 뛰어난 투수인 류현진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상대와 6일 만에 다시 만나는 것이니 첫 대결 경험을 바탕으로 한결 더 잘 준비된 상태로 경기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가능하다. 물론 밀워키 타자들도 류현진을 한 번 겪어보는 경험을 얻었지만 클레이튼 커쇼가 1차전에 비해 5차전에서 훨씬 뛰어난 투구내용을 보인 것처럼 투수에 적응해야 하는 타자보다는 자신이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투수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경기 분위기에 적응해야 하는 초반(1, 2회)만 무사히 넘긴다면 류현진이 지난 2차전보다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무엇보다도 팀에 절대 중요한 경기지만 류현진 개인적으로도 이번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번 시즌 종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은 많은 팀들의 영입 후보 대열에 올라있다. FA로서 자신의 몸값을 끌어 올리는데 있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는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호투하는 것 이상의 ‘명약’은 없다. 개인적으로 많게는 수백~수천만달러가 오르내릴 수도 있는 중대한 오디션 무대라고 봐도 된다.

한편 류현진의 마운드 상대인 좌완 웨이드 마일리는 이번 NLCS에서 벌써 3번째이자 5, 6차전 두 경기 연속 선발등판이라는 진기록을 세우게 됐다. 2차전에서 류현진과 마운드 대결을 펼쳤던 마일리는 17일 5차전에 다시 선발로 등판했으나 선두타자 코디 벨린저를 5구만에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바로 교체됐고 바로 6차전 선발로 발표됐다. 즉 그의 5차전 선발등판은 다저스의 투타 매치업 작전을 흔들기 위한 사실상 ‘위장선발’이었고 이번이 6차전이 진짜 선발등판인 셈이다.

그리고 그런 마일리에게 류현진은 갚아야 할 빚이 있다. 2차전에서 다저스가 막판 역전승을 거두면서 두 선수는 모두 승패와 무관했으나 마일리는 5.2이닝동안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해 류현진(4.1이닝 6안타 2실점)에 마운드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을 뿐 아니라 투타 맞대결에서도 2루타 포함, 2타수 2안타로 1득점을 올리는 완승을 거뒀다. 3회말 첫 타석에서 빨랫줄 같은 좌월 2루타를 때린 데 이어 5회말 두 번째 타석에선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안타를 때려 류현진을 강판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5회 1사 후 올랜도 아르시아에 솔로홈런을 맞고 첫 실점을 내줬지만 류현진은 그때까지 투구 수가 58개에 불과했기에 다음 타자인 상대 투수 마일리를 잡고 안정적으로 이닝을 마쳤다면 최소한 2이닝은 충분히 더 던질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마일리는 파울볼을 4개나 쳐내는 등 이날 최고인 10구까지 승부를 끌고 가는 끈질긴 타격으로 류현진을 괴롭혔고 결국 10구 빠른 볼(시속 91마일)을 정확히 밀어 쳐 2루수 위를 넘어가는 깨끗한 우중간 안타를 때렸다. 여기서 결정적으로 흔들린 류현진은 다음 타자 로렌조 케인에 좌월 2루타를 맞고 주자 2, 3루에 몰린 뒤 강판됐고 마일리는 후속타자의 땅볼타구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올렸다.

류현진이 빅게임에서 이처럼 상대 투수에 투타에서 모두 완패를 당한 기억은 별로 많지 않을 것이다. 그가 이번에 또 다시 만나는 마일리를 상대로 어떤 복수전을 펼칠 것인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이날 경기는 오후 5시30분부터 케이블채널 FS1으로 중계된다.
류현진, 다저스를 월드시리즈에 올릴까

2차전에 이어 다시 류현진과 맞대결하는 밀워키 선발 웨이드 마일리. [AP]



<김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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