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라돈 생리대’ LA에 들어오면 어쩌나…

2018-10-19 (금)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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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내 유명 생리대서 라돈 검출 의혹

▶ LA 한인업체는 아직 없어, 사태 예의주시

‘라돈 생리대’ LA에 들어오면 어쩌나…

타운내 한 한인마켓의 한국산 생리대 제품 코너.

한국에서 판매되는 유명 생리대에서 유해물질인 ‘라돈’이 검출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한국에서 수입한 생리대를 판매하고 있는 LA 한인업체들은 ‘라돈 생리대’의 후폭풍을 우려하면서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16일 한 TV 방송이 김포대 환경보건연구소의 도움을 받아 ‘오늘습관’ 생리대에서 기준치(148Bq/㎡)의 10배가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고 보도한 데서 시작됐다.

라돈은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지정한 1군 발암물질로, 호흡기를 통해 체내에 축적돼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오늘습관은 반박자료를 내고 “저가 라돈 측정기 ‘라돈아이’를 이용해 부정확하게 측정한 뒤 보도했다”며 “국가인정기관인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측정 결과 기준수치보다 낮은 방사능이 검출됐다”고 해명했다.


18일 한국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따르면 오늘습관 생리대를 비롯해 제보를 받은 제품들에 대해 방사능 농도 분석 및 인체영향평가 등의 조사가 진행 중이며 결과는 다음 주 중 발표될 예정이다. 이 소식이 LA 한인사회에 전해지자 마켓 관계자들은 진열된 생리대 제품 중 문제가 된 제품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등 부산한 모습을 보이면서 사태 파악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한인마켓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국산 생리대 중 문제가 된 오늘습관의 생리대 제품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한인마켓 매니저는 “젊은 한인 여성들은 이미 라돈 생리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것 같다”며 “문제가 된 생리대의 상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 다른 제품들을 둘러보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릴리안 사태’를 겪은 한인마켓 입장에선 이번 라돈 생리대 의혹 사태가 달갑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한인마켓에서 한국산 생리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높지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고 생리대라는 제품의 속성상 매대에서 없앨 수도 없는 현실에서 일종의 ‘구색 맞추기’ 상품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한인마켓 관계자에 따르면 그 마켓은 한인업체 2곳에서 한국산 생리대를 공급받고 있는데 한달 구매량은 대략 3,000달러 규모로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한국의 라돈 생리대 사태 여파가 가뜩이나 매출이 적은 한인마켓 생리대 코너에 한인여성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다음 주 예정된 한국원자력위원회의 발표 결과가 라돈 함유가 사실이라고 판명될 경우 직간접으로 한인마켓들이 받을 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인여성들이 한국산 생리대 구매를 기피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다른 한국산 생리대의 불신으로 확대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확실한 결과에 앞서 섣부른 마녀사냥은 한인마켓과 관련업체는 물론 한인 소비자들에게 불이익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깨끗한 나라’ 사태에서 결국 한국 식약처가 한국산 생리대는 모두 안전하다고 말했지만 많은 소비자들은 해당 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며 “안전에 극히 민감한 제품인 만큼 작은 오명도 크게 부풀려질 수 있고 회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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