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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꽂이에 인생의 사계절 담다

2018-10-01 (월)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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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발의 꽃집’이용자 대표

꽃꽂이에 인생의 사계절 담다

다발의 꽃집 이용자 대표가 꽃꽂이 디자인을 하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작품들.

신선한 꽃·마음 담은 정성으로 차별화
학교 오픈 플로랄 디자이너 양성이 꿈

“단순한 꽃꽂이가 아닌 꽃에 생명을 불어 넣고 인생의 희로애락을 담습니다. 꽃을 바라보며 위안과 힐링을 받았다는 손님들의 전화나 땡큐 카드를 받으면 큰 보람을 느낍니다.”

버지니아 헌던에 있는 ‘다발의 꽃집(Bundle of Roses Florist)’ 이용자(미국명 세라 리) 대표는 꽃 주문을 받으면 먼저 카드의 메시지를 읽어 본 후 컨셉을 잡고 작품을 디자인한다. 꽃 작품은 받는 사람에게 따뜻한 감사, 사랑이 전달되게 하기 위해서다.
그는 매일매일 행복한 출발을 빛내주는 결혼식, 작별의 슬픔을 나타내는 장례식, 사랑하는 가족, 연인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지인에게 축하와 감사를 전하는 꽃장식을 만들어낸다.


이 대표는 “많은 미국인 손님들을 접하며, 그들의 삶에서 꽃은 그저 단순한 사물이 아닌 ‘인생의 사계(四季)’와 같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는 아기의 탄생부터 학교 입학, 결혼, 아플 때 쾌유를 빌며, 마지막 장례식에 이르기까지 모든 중요한 순간에는 꽃장식이 함께 하기 때문.
이 대표는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신선하고 퀄러티가 좋은 것으로 골라 정성스럽게 꽃을 꽂는 플로리스트다.

꽃 자체가 생명이 있는 것으로 세심한 정성이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장례식장 꽃도 단 하루, 이틀 사용하고 말 것이지만 그는 최선을 다한다. 남은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세상을 떠난 이의 마지막 길에 덮고 가는 꽃이불 이라는 마음에서다.

정성이 지극하면 통한다는 말처럼 미국인 손님들이 단골이 되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배우자 장례식을 치룬 미국인 시니어들이 아름다운 꽃을 보며 많은 위로를 받았다고 땡큐 카드를 보내줄 때, 오히려 자신이 더 큰 위안을 받는다.

2006년 가족과 함께 버지니아로 이민 온 이 대표는 한국에서 취미로 꽃꽂이를 배웠으며 미국에 와서는 직업을 갖기 위해 2009년 본격적으로 꽃꽂이를 시작했다. 미국 꽃집과 한인 꽃집에서 플로랄 디자이너로 경력을 쌓은 후 2015년 현재의 꽃집을 인수했다.
스프링필드에 있는 인터내셔날 갈보리교회 꽃꽂이를 7년째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꽃꽂이 스쿨을 개설, 플로랄 디자이너를 양성해 한인여성들의 자립을 돕고 싶다. 장기적으로는 넓은 땅을 사서 한인들을 위한 야외결혼 등 문화공간으로 만들고 싶은 꿈을 꾸고 있다”는 그의 미소가 10월의 국화 향기처럼 향기롭다.
웹 사이트는 www.BundleofRoses.com
문의 (703)904-7673, (703)615-7088, BundleofRosesva@gmail.com
장소 763 Elden St.,
Herndon, VA 20170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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