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장은행 등 5곳, 1년 간 8~25% 하락
▶ 부양 처방도 무효 “월가 예상 밑도는 실적·수익 부진 탓”
한인 상장은행 주식들이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 퍼시픽 시티 뱅크와 오픈뱅크, 비상장 은행인 CBB 은행 등 5개 한인 상장은행 주식 모두 지난 1년(52주)간 적게는 8%에는 많게는 25%까지 빠지며 52주 최저 수준을 기록했거나 최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도표 참조>
한미은행 주가가 지난달 28일 19.34달러(이하 종가 기준)를 기록하며 52주 최고 대비 24.8%(8.20달러)나 빠졌으며 동 기간 뱅크 오브 호프는 18.6%(3.69달러), 오픈뱅크는 17.7%(2.50달러), 퍼시픽 시티 뱅크는 7.7%(1.61달러) 하락했다. 비상장 은행인 CBB 은행도 52주 최고 대비 18.3%(3.45달러)나 급락했다.
이에 따라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 퍼시픽 시티 뱅크 주가는 52주 최저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지난 3월 28일 나스닥에 11달러에 상장된 오픈뱅크 주식도 최저가에 근접하고 있다. 지난 8월 10일 상장된 퍼시픽 시티 뱅크 주가는 현재 상장가인 20달러에도 미달한 상태다.
급기야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이 주가 방어를 위해 출범 후 첫 자사주 매입이라는 처방을 내놓았으나 주가 부양 효과는 미미하다. 뱅크 오브 호프는 자사주 매입에 무려 1억5,000만달러를 투입하며 한미는 자사주의 최고 5%를 매입할 계획이다. 통상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을 통해 발행주식 수 감소를 통한 주가 상승과 주당순익(EPS) 상승효과를 기대하지만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 모두 기대한 만큼의 주가 부양효과를 거둘지는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최근 1년간 주가가 부진하면서 월가기관 투자자와 한인 투자자들도 한인은행 주식을 외면하고 있다. 뱅크 오브 호프와 한미은행 등 상장은행 주식의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고 주가 등락에 가장 큰 영향을 행사하는 기관투자자들도 최근 한인은행 주식을 매입하기 보다는 처분하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한인 상장은행 주식들을 분석하는 주요 투자기관들도 최근에는 한인은행 주식을 매입(buy) 보다는 보류(hold)나 처분(sell) 권고로 하향 조정하는 경우가 많다. 뱅크 오브 호프의 경우 7개 기관 중 1개 기관만이 매입 권고를 했고 나머지 6개 기관은 보류 권고로 하향했다. 한미은행의 경우도 5개 기관 중 2개 기관만이 매입 권고, 나머지 3개는 보류 권고를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인은행 주식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월가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과 수익성을 지적한다.
뱅크 오브 호프의 가장 최근 2분기 실적을 보면 주당순익(EPS)이 월가 예상치(주당 37센트)에 미달된 36센트였으며 오는 10월 16일 발표될 3분기 예상 주당순익도 2분기와 같은 36센트로 전망되고 있다. 2분기 자기자본수익률(ROE)도 9.89%로 10%선이 무너졌는데 결국 은행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부진하다는 평가다.
한미은행의 경우 지난 1분기 주당순익이 월가의 예상치였던 주당 54센트에 크게 못 미치면서 본격적인 주가하락의 기폭제가 됐다. 한미는 지난 2분기에도 주당 48센트 수익을 올렸지만 이 역시 월가 예상치였던 주당 53센트에 미달했다. 여기에 한미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텍사스주 ‘사우스웨스턴 내셔널 뱅크‘(SWNB) 인수가 무산된 것도 주가에는 악재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투자자 입장에서 한인은행들이 아직도 경기변화에 민감한 부동산 담보대출(CRE)과 SBA 등에 너무 의존하면서 매출 다변화가 시급하고 예금고 경쟁을 벌이면서 고금리 예금 증가 등의 위험요소를 주목하는 것 같다”며 “이는 하루아침에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닌지만 분기별로 꾸준한 개선의지와 효과를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상장 은행들은 결국 분기별 실적을 통해 주가 상승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하는데 한인 상장은행들이 이 부분에서 미진했다”며 “이달 말 일제히 발표되는 3분기 실적이 주가 반등 여부를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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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동 기자>